'조선 탈레반' 맘충 “야동 본 중1 아들 징그럽다”

입력 2015-10-14 15:06 수정 2015-10-14 17:16
중1 아들이 자주 방문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현실이 각박해지다보니 인터넷 상에는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다양한 이유로 비하하는 유행어들이 늘어났습니다.

소위 사람 뒤에다 ‘충’을 붙이는 단어들이 그러합니다.

그 중에는 ‘극성스럽고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엄마들’을 지칭하는 ‘맘충’이란 말도 있는데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야동(야한 동영상의 줄임말)을 자주 보는 중1 아들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한 엄마의 사연이 화제가 되며 이 엄마도 맘충이라고 지칭됐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갈등이지만 그 엄마의 대처 방법이 심각하다는 게 네티즌들의 반응입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엄마가 아들이 야동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위는 이러합니다.

아들이 그날따라 영어 숙제를 하는 시간이 평소보다 오래 걸려 이상하게 생각한 엄마는 집안일을 하면서 그 이유를 재차 물었다고 합니다.

아들은 에세이 작성이 어려워서 그런 거라고 얼버무렸고, 엄마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지만 아들이 뒤늦게 영어 숙제를 하는 걸 보고 수상해서 바로 아들의 컴퓨터 목록을 확인해보니 속옷만 입은 여자 사진이 한가득 나왔다고 합니다.

평소 자신은 아들의 컴퓨터 사용 목록을 잘 단속했다고 생각했고, 아들 역시 평소에는 비교적 엄마 말을 잘 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엄마는 배신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적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3, 4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야동을 봤다는 아들의 고백에 그런 아들이 징그러워 보이기까지 했다는 엄마는 아들을 한참 나무라고 할머니 집에 가서 지내라며 고함을 질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엄마는 자신이 너무 심하게 행동한 것 같아 후회가 된다고 적었지만 여전히 아들이 야동을 본다는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는데요.

이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은 요즘 세상에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그에 대해서 다 알게 되는데 엄마의 대처가 너무 보수적이고 심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는 엄마 자신 역시 성관계를 가져 아들을 낳았으면서, 성에 관심을 보인 아들이 징그러웠다는 건 너무했다며 ‘조선 탈레반’이냐며 나무라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항상 착한 줄만 알았던 아들의 행동에 엄마가 놀랐을 법도 하지만, 한창 민감한 사춘기인 아들에게 과도한 수치심을 준 게 아니냐는 말도 있었습니다.

만약 자녀와 평소에 이런 면에 대해서도 진솔한 대화를 했다면 이런 문제가 닥쳤어도 부모로서 더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겁니다.

부모 역시 자녀를 알고자 하는 공부가 필요한 게 아닐까요?

세상에 중요한 교육이 입시 교육만 있는 게 아님은 분명합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