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 다들 봤나? 개그 같은 경기에 웃었다. 시간 낭비였다.”
“어이, 일본. 이란이랑 구슬 발 차기하고 놀 때가 아니잖아.”
일본 시청자들이 축구에 등을 돌렸습니다. 일본 축구대표팀의 경기력 저하와 스타플레이어 부재 등으로 시청률 거품이 꺼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제 일본팀이 두각을 나타낸 럭비 경기를 대신 보겠다는 네티즌들이 많습니다. 14일 한중일 삼국지입니다.
이날 스포니치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후지TV에서 생중계된 일본과 이란의 축구경기의 시청률은 12.3%에 그쳤습니다.
일본은 이란과 1대1로 비겼습니다.
축구팬들은 일본팀의 경기력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무엇보다 대형 스크라이커 부재로 축구를 보는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 이란과의 경기에서는 실점한 뒤 만회골을 넣었지만 그 과정 또한 개운치 않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일본은 전반 인저리 타임 때 패널티킥을 허용하며 실점했고 이후 후반 3분 만회골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킥이나 헤딩으로 득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란 골키퍼가 날아오는 제대로 쳐내지 못한 공이 일본 선수의 등에 맞으며 이란 골문으로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일본 축구팬들은 이런 장면을 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일본 최대 커뮤니티 2CH(2채널) 실황게시판 등에는 “수준 낮은 축구, 일본 축구 끝장이군” “쓰레기 축구 웃기더라” “축구는 이미 끝난 컨텐츠” “덕분에 잘 잤다” “일본인들이 하는 축구는 재미가 없다. 기대도 안 된다” 등의 비난글이 쇄도했습니다.
우리 축구팬들 또한 “이란과 일본은 스스로 아시아 최강이라고 우겼지만 경기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축구 대신 럭비를 응원했습니다.
“누가 축구 보나, 이제 럭비다” “럭비가 전개도 빠르고 박력 있고 재미있다” “럭비의 재미를 알게 되니 축구는 필요 없다”
실제로 일본 럭비대표팀의 경기는 축구 경기 시청률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최근 일본 럭비대표팀이 럭비 강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꺾으면서 일본의 럭비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했는데요. 지난달 23일 럭비월드컵 잉글랜드 대회에서 일본과 스코틀랜드와의 시청률은 1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3일 사모아전에서는 19.3%까지 치솟았습니다.
일본 축구팀에 대한 인기가 시들하면서 방송사 관계자들도 고민에 빠졌다고 합니다. 후원이나 광고 가격에도 타격을 받고요. 방송사 관계자는 “선수들도 신선하지 않고 축구 자체가 단조롭고 재미가 없다는 비판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중일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티즌들의 상대국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담는 코너입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던 한중일. 21세기 인터넷 시대에도 이들의 애증 어린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