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위 1%가 전 세계 부(富)의 절반 차지…부의 편중 문제 갈수록 심각해져”

입력 2015-10-14 13:32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70)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불평등이 경제성장의 동력임을 규명해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그러나 지구촌의 불평등은 갈수록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재산 규모 기준 세계 상위 1%가 전 세계 부(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불평등 지표는 지속적으로 악화돼 지난 6월 말 기준 상위 1%가 전 세계 가계 재산(부채 제외)의 50.4%를 차지하고 있다.

보유 재산액을 기준으로 구간을 나누어 살피면 부의 편중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보유 재산액이 100만달러(약 11억4670만원)이상인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0.7%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이 소유한 재산은 전체의 45.2%에 해당하는 112조9000억달러(약 12경9530조원)에 이른다.

반면 1만달러(약 1147만원) 미만의 재산으로 살아가는 전 세계 33억8600만명의 인구가 가진 자산은 합쳐서 7조4000억달러(약 8490조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티잔 티엄 CS 최고경영자(CEO)는 “중산층의 재산액이 상류층에 비해 느린 속도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올해 초 영국의 구호단체 옥스팜은 내년이면 전 세계 상위 1%가 나머지 99%보다 더 많은 자산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 세계 부의 총량도 감소했다. 올해 전 세계 재산액 총량은 작년대비 12조4000억달러(약 1경4227조원) 감소한 250조달러(약 28경6825조원)다. 또 전 세계 자산 상위 1%의 분기점도 부동산과 주식 등을 합해 75만9900달러(약 8억7183만원) 인 것으로 조사돼 지난 1월 이 은행이 낸 보고서에서 발표한 기준인 79만8000달러(약 9억1555만원)보다는 내려갔다.

한편 올해 처음으로 중국의 중산층 수가 1억900만명으로 9200만명인 미국을 넘어섰다고 이 은행은 덧붙였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