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지 않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연설에서 핵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의식한 결과라는 미국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부회장은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은 현재 관련국이 모두 공조하는 상황에서 도발이 자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모두 유엔 대북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의 후과를 고려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의 역할에 주목했다.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열병식 참석에 주목하며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해 도발을 자제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없었던 것은 중국의 압력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북한의 미사일 기술력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 차례 시험발사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류윈산 상무위원이 북한에 촉구한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노퍼 부회장은 "북한의 반응을 기다려 봐야 한다"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비핵화 회담에 의지를 보이지 않아온 점을 지적했고, 닉시 연구원도 "북한의 호응 여부가 미지수"라며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미국 전문가들 “北, 북중관계 개선 위해 도발 자제”
입력 2015-10-14 0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