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 채광 지붕서 9세 남자 아이 떨어져 숨져

입력 2015-10-14 07:56 수정 2015-10-14 08:29
연합뉴스 제공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9세 남자 아이가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경기 안양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연결된 환기용 채광시설 지붕에 9세 남자 어린이가 추락해 숨졌다.

한 아파트 주민은 "어떤 아이가 달려와 '친구가 떨어졌어요. 도와주세요'라고 했다"며 "아이가 언덕 위쪽에서 놀이터 쪽으로 내려오다 채광시설 지붕위로 넘어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곳은 이 아파트 내 한 놀이터 옆 환기용 탑라이트(채광시설) 구조물로, 가로 8m, 세로 2m, 아치형 지붕 포함 높이 2m 규모다.

아파트 출입구쪽에서 보면 아이들이 올라가기 어려운 구조여서 사고 위험은 없어보이지만, 아파트 동이 계단형으로 조성돼 있다보니 뒤쪽 편에 경사진 언덕 위로 자연스럽게 조성된 좁은 길에서 보면 한발만 내밀어도 아치형 지붕에 발을 얹을 수 있을 만큼 구조물의 높이가 낮다.

이 때문에 A군은 언덕 위쪽 길에서 놀이터 쪽으로 가다가 아치형 지붕으로 넘어지면서 10여m 아래 지하주차장으로 추락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재질의 렉산(폴리카보네이트·폭 60㎝) 수십개가 창살에 엮여 있는 구조인 아치형 지붕은 접합부위가 노후화하면서 접착력이 떨어져 A군이 넘어졌을 때 접합부위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가 발생한 지붕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함에도 불구, 펜스 등 제대로 된 안전장치 하나 없이 ‘위험 올라가지마세요’라고 적힌 종이 한장이 달랑 붙어 있었다.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는 똑같은 형태의 환기용 탑라이트가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채로 여러군데 설치돼 있다.

한편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과 시공사 측을 대상으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