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선거 출마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근 월가의 금융그룹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연간 강의료만 315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6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져 월과와의 유착관계를 끊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인 CNN 머니가 현지시간으로 13일 클린턴 전 장관과 월가의 밀착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 최근 클린턴 전 장관 선거 캠프가 발표한 강연료 명세서를 공개했다.
명세서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UBS와 같은 월가의 간판 은행과 투자 전문회사에서 2013년에만 강연료로 315만 달러(약 36억2000만 원)를 받았다. 이는 그해 클린턴 전 장관이 벌어들인 전체 강연료 수입(약 1000만 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보다도 높은 강연료를 받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2013년 6월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강연료로 20만 달러를 준 데 반해 그해 10월 연사로 부른 클린턴 전 장관에게는 그보다 많은 22만5000 달러를 줬다.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SAP 글로벌마케팅, 골든 트리 자산운용 등과 같은 금융 기업도 골드만삭스처럼 클린턴 전 장관의 강연료로 ‘시장가’인 22만5000 달러를 책정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4년 소득 신고서를 공개한 뒤 강연료로 전년과 비슷한 금액을 벌었다면서도 출처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 금융의 수도인 뉴욕에서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클린턴 전 장관은 월가의 막강한 지원을 받아왔다.
CNN 머니는 2008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참가한 클린턴 전 장관에게 정치자금으로 거액을 기부한 이들의 상당수가 JP모건,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출신 직원이었다며 월가의 금융그룹과 거리를 둔다고 하지만 과연 관계를 끊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힐러리 월가와 관계 끊을 수 있을까?…2013년 강의료 36억원
입력 2015-10-14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