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황당 견제사… 넥센 팬들 “캬! 사이다”

입력 2015-10-13 21:48 수정 2015-10-13 22:05
SBS 중계방송 화면촬영

두산 베어스의 주장 오재원이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견제사를 당했다. 지난 2차전에서 ‘길막’(길 막기) 수비 동작으로 벤치클리어링 사태를 촉발했던 오재원이 허무한 아웃을 당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갈 때 넥센 히어로즈의 안방 관중들은 유독 크게 함성을 지르며 박수쳤다.

오재원은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인 3회초 1사 때 내야 안타를 치고 1루를 밟았다. 두산의 타선이 넥센 선발투수 앤디 밴 헤켄을 상대로 처음 때린 안타였다. 진루에 성공할 경우 득점을 노려 밴 헤켄을 흔들 수 있는 기회였다.

밴 헤켄은 두산의 후속타자 김재호에게 초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이어 2구를 앞두고 견제구를 던졌다. 왼손 투수인 밴 헤켄은 선 채로 팔만 들어 1루를 향해 공을 던졌다. 오재원은 기습을 당한 듯 슬라이딩으로 베이스터치를 시도했지만 밴 헤켄의 견제구가 빨랐다. 오재원은 아웃됐다.

오재원은 이날 유난히 많은 야유를 받았다. 넥센 팬들과의 악연 때문이다. 오재원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을 촉발했다는 이유로 넥센 팬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넥센의 타자 서건창이 8회 무사 주자 1·2루에서 번트를 대고 1루로 진입할 때 오재원은 왼발로 1루 베이스를 밟고 포구했다. 서건창은 아웃됐지만 오재원이 두 팔과 다리를 벌리고 위협적인 동작을 취했다며 항의했다.

서건창과 오재원은 언쟁을 벌였다. 두 선수의 언쟁은 두 팀의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벤치클리어링은 물리적인 충돌 없이 끝났지만 두 팀 팬들의 언쟁은 인터넷에서 계속됐다. 지난 6월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경기에서 ‘죽창 돌격’으로 한 차례 입방아에 올랐던 오재원이어서 넥센 팬들의 비난이 컸다. 두산 팬들은 오재원의 ‘길막’ 동작이 포구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SNS의 넥센 팬들도 오재원의 견제사에 유독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오재원이 견제사를 당한 순간 타임라인으로 “복수했다” “사이다” “믿고 쓰는 밴 헤켄”이라며 환호했다. 오재원은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견제사를 당하고 묵묵히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두산은 밴 헤켄을 상대로 처음 빼앗은 안타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넥센은 7⅔이닝 동안 두산의 타선을 2실점으로 막은 밴 헤켄의 역투와 서건창의 결승 홈런을 앞세워 5대 2로 승리했다. 앞서 잠실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두산은 1승만 더하면 플레이오프로 진출할 수 있었지만 승부를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으로 끌고 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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