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들이 주축이 되었던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에 아빠들이 등장하면서 가족공동체에도 큰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는 생활문화공동체(이하 생문공) 만들기 사업이 올해로 7년째를 맞으며 ‘아빠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할머니, 할아버지에서부터 주부, 청소년들, 아이들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폭넓은 연령층들이 생문공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프로그램의 운영시간이나 특성상 아빠들도 함께 어울려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빠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생겨나며 이제는 마을에서 도통 마주칠 일 없었던 아빠들이 생문공 프로그램을 통해 뭉치고 있다.
올해로 3년째 생문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부천 송내동 마을사랑방에서는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아빠와 함께하는 목공교실'이 열린다. 빠듯하고 바쁜 직장생활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아빠들에게는 토요일 이 두 시간이 일주일 중 가장소중한 시간이다.
문패, 보석함, 의자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목공제품을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 만든다. 15 가족들이 팀을 나눠 각 3회씩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경북 칠곡 부영새마을작은도서관은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 옆 유휴공간을 목재놀이터로 조성했다. 올해 처음 생문공 사업에 뛰어든 부영새마을도서관에서는 가족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아빠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 중 아빠와 자녀가 함께 즐기는 ‘아빠들이 만드는 목재놀이터'는 총 10가족이 참여한 가운데 강사교육 10회, 자율교육 10회 등 총 20회 교육을 이수한다.
아빠들이 자르고, 붙여서 힘들게 만든 목재놀이기구는 아이들이 함께 즐기는 놀이감으로 사용된다. 헌 가구들을 주 재료로 하는 목재놀이기구는 아빠와 자녀가 함께 만들고, 즐기는 그 시간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되고 있다.
‘아빠 목공 놀이터'에서 아빠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한 부영새마을작은도서관은 이내 가족 문화 탐방 프로그램을 새롭게 실시했다.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가족들이 함께 모여 한 버스를 타고 게임도 즐기며 지역문화를 탐방하는 시간을 갖는다.
생문공 사업 3년차를 맞은 부산 해운대구의 희망세상에서는 청소년들과 아버지들이 모여 결성한 ‘부전자전 부자밴드', 가정과 사회에서 당당하고 존경받는 아버지가 되는 길을 도와주는 ‘좋은 아버지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반송동의 3개 중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과 그들의 아버지가 모인 부전자전 부자밴드는 빈 공간을 연습실로 만들어 함께 연습하고, 지역의 공연에 참여하기도 한다.
밴드 내에서 한 아버지가 강사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이 밴드는 좀처럼 어울리기 힘든 청소년기의 아들과 아버지가 한 무대에 오르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생문공 사업 수행자들은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이 이웃 간의 소통을 이루고 갈등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역할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아빠의 등장은 생활문화공동체를 더욱 단단히 하면서 한층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현장 사례2] ‘가족 공동체’도 살린다 “아빠! 우리 이번 주말에 뭐해요?”
입력 2015-10-15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