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원내외 병행 투쟁...여론전 확산

입력 2015-10-13 16:14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 위원장(앞)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반대 서한을 읽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해 장외 활동을 이어갔다. 원·내외 병행 투쟁을 통해 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에서 국정화 반대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문 대표는 “우리 경제와 민생이 너무 어려운데, 박근혜 정부는 경제와 민생을 내팽개치고 이념전쟁에 나서고 있다”며 “국정교과서는 식민지배가 우리나라를 근대화시켰다는 친일교과서이자 유신시대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99.9% 지지로 당선된 것을 민주주의로 찬양하는 독재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서명 운동은 어버이연합 등 우익단체 회원들이 욕설을 하며 방해해 예상보다 일찍 종료됐다.

앞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청와대 앞에 집결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한문도 전달했다. 이들은 서한문에서 “국가를 책임져야 할 최고 통수권자가 불필요한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며 “아버지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든 총선 여당승리를 위한 것이든 가장 나쁜 행위”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이날부터 전국에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바꾸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꾼다”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걸었다.

원내 차원에서는 국사편찬위원회에 대한 예산심의 강화 등을 통해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사편찬위원회 조직 예산을 원점에서 재설정하겠다. 국정화 관련 예산은 협조하지 않겠다”며 “국사편찬위원회가 예정하고 있는 교과서 집필과 검정위원에 대한 검증을 가히 청문회 수준으로 준비하고 철저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여론전을 벌이는 것 외에 딱히 국정 교과서를 막을 수단이 없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정기국회 보이콧 등 전면적 장외투쟁은 “국회를 방기한다”는 역풍을 우려해 아예 선택지에서 제외한 상태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냈지만 해임을 관철하기는 쉽지 않다. 새정치연합은 19대 국회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당시 법무부 장관),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 등에 대해 해임건의안을 냈지만 다 폐기됐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