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인사들이 12일 토론회를 열어 지도부와 혁신위를 비판하고 계파패권주의 청산 등 새로운 쇄신안을 내놓는 등 혁신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반격을 시작했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과 '콩나물 모임'(의원들이 주로 아침에 콩나물해장국을 먹으며 모임을 가져 붙여진 이름)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혁신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서는 이종걸 원내대표,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 비주류 수장들이 축사를 맡았고, 20여명의 비주류 의원들이 참석했다. 최근 탈당해 신당을 추진중인 박주선 의원도 자리했다.
발제를 맡은 최원식 의원은 선출직공직자 평가위와 관련해 "위원장 선정부터 논란이다. 결과를 아무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함께 발제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공천혁신안에 현실성이 없고, 또 지나치게 빨리 공천문제를 꺼내들어 당의 방향을 묻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지도자급 인사들의 축사에서도 비판은 계속됐다.
김 전 대표는 "'항구적 제1 야당'의 길에 들어서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혁신의 이름을 내건 패권추구의 결과는 총선 패배였다. 4년전의 악몽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지도체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야당이 힘을 합칠 방법은 통합전대"라며 "단합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뭉치기 위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당이 교과서 국정화 저지에 모든 힘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정부·여당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고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혁신경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안 전 대표는 "정권의 음모의 배경에는 우리 당을 깔보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당이 제대로 서있다면 음모를 꿈꾸지 못햇을 것"이라고 했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여당은 역사쿠데타로 보수층을 결집하며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분열해서 패배한 8년의 역사를 청산하자"고 했다.
자유토론에서 김동철 의원은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무슨 말을 해도 국민이 들어주지 않는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했다. 당의 현주소를 짚어야할 때"라며 "통합전대와 비대위 등의 의제를 포함해 모든 걸 털어놓고 얘기해보자"고 했다.
오제세 의원은 "권위주의적 제왕적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데, 야당 대표도 당원을 무시하며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비민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당권 장악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문병호 의원이 "평가 하위 20% 의원들을 공천배제 한다는데, 왜 저항이 없는지 희한하다"라고 하자, "불만을 얘기하면 다 잘라버리지 않냐"(유성엽 의원), "여야가 다 공포정치"(변재일 의원)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조기선대위, 통합전대를 주장하는 분도 있는데, 계파를 떠나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도 혁신위를 겨냥해 "혁신위가 평가위 세칙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해산하지 않겠다며 지도부를 압박하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선동적 언어로 당을 분란에 빠뜨리는 행동은 용납하기 어렵다. 즉각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집모는 조만간 2차 혁신 토론회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당면 최대 현안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일과 토론회 날짜가 겹치면서, 비주류 내부에서조차 적전분열로 비쳐지면서 대여(對與)전선을 흐트러뜨린다는 비난에 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한 비주류 의원은 "당 전체가 교과서 국정화 저지에 힘을 모으고 있다"며 "토론회 내용을 '톤다운' 하긴 했지만, 이런 시기에 내부를 향한 비판이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항구적 제1야당 길 들어섰다” 野 비주류, 혁신 반격…“혁신위 즉각 해산”
입력 2015-10-12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