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대생 “어린시절 北지도자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믿었다”

입력 2015-10-12 16:49
유튜브 캡처

북한 인권과 관련한 생생한 증언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탈북 여대생 박연미(22)씨가 “북한 주민의 자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박씨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속의 여성’ 행사에 참석해 청중을 향해 “어린시절 ‘친애하는 지도자’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어 나쁜 생각을 하면 처벌받는 줄 알았고, 항상 내가 하는 말을 누가 들을까 공포에 떨었다”면서 북한 사람들이 견뎌야 하는 일상적 공포와 억압의 일면을 소개했다.

그는 “배가 너무 고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은 사치였다”면서 “밥이 없어 여동생과 메뚜기와 잠자리를 잡아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13세 때 북한에서 중국으로 도망쳐 15세 때 몽골 고비사막을 건너 남한에 도착했다.

그는 “도착했을 때 모든 것에 빛이 나는 듯했고, 이후 우주와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 자유에 대해 배웠다”면서 “내게 있어 자유란 표현의 자유와 같은 거창한 게 아니라 귀걸이를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자유가 무엇인지 평생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배우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단순히 웃기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서방 일부의 시각에 대해 “제발 김정은을 농담으로 치부하지 말아달라. 그는 수백만명의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박씨는 지난달 영국과 미국 출판사를 통해 ‘살기 위하여: 자유를 향한 북한 여성의 여정’이라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