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출판사가 발행해온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2017년부터 국가가 발행하는 국정으로 바뀐다는 소식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육부는 12일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한다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 예고하면서 다음 달 2일까지 구분 안에 대한 의견 수렴 후 확정·고시한다고 발표했다.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정화로 결정한 배경과 추진 계획 등을 설명하며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교육부 산하 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개발한다고 말했다. 이를 교육부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명명하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황 부총리는 또 “그동안 역사 교과서의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조금씩 고쳐도 그 논란이 바로 잡아지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이런 결론을 내게 됐다”며 “나라가 책임지고 교과서를 잘 만들고 이 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학생들은 나중에 하나 된 대한민국 통합의 기본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수많은 네티즌들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독재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당 뉴스 아래에는 삽시간에 3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제2의 전두환이 시대가 온다”라고 비난한 댓글은 삽시간에 5000건이 넘는 공감을 받으며 200건이 넘는 공감 답글을 받기도 했다.
“역사조차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걸 막는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라는 대선 슬로건을 결국 실현 한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앞서 전우용 역사학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훌륭한 지도자는 역사를 바꾸고, 저열한 권력자는 역사책을 바꾼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평생을 함께 산 부부라도 과거에 대한 기억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라며 “역사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건 사람의 입맛을 통합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글은 삽시간에 수 백 명의 네티즌들을 통해 리트윗되며 공감을 얻기도 했다.
반면 “좌익편향된 역사책을 원위치로 돌려놔야 한다” “본인들이 뽑은 대통령이면 믿고 따라줘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반론을 제기한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2011년 검정 교과서로 완전히 바뀐 지 6년 만에 국정으로 회귀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11일 국회에서 역사교과서 발행 체제를 의제로 교육부와 첫 당정협의회를 열어 교과서의 발행체제를 국정으로 전환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장외투쟁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정화를 저지하고 황우여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반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미래가 없다”…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온라인 ‘시끌’
입력 2015-10-12 16:10 수정 2015-10-12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