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페르시아만 배치 항모 루스벨트호 철수

입력 2015-10-12 17:39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본격화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미국의 유일한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전단이 귀항 길에 올랐다고 미 N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해군 소식통을 인용해 니미츠급 핵 추진 항모인 루스벨트호(만재배수량 11만7200t)가 정기 검사와 자동 예산삭감 조치(시퀘스터)의 여파로 지난 8일 오후 11시를 기해 작전 해역을 벗어났으며, 이에 따라 미 해군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페르시아만에 항모전단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루스벨트 전단은 지난해 8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준동하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배치됐다.

퇴역 해군 제독(중장)인 피터 댈리 미해군연구소(UNI) 대표는 루스벨트호 공백을 틈타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만능패(wild card)를 갖게 된 셈이라면서, “항모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력”이라고 주장했다.

댈리 대표는 이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 해군은 통상 페르시아만 해역에 두 척의 항모를 배치했다면서 5000여명의 승조원과 65대의 함재기를 가진 루스벨트호의 귀환은 작전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루즈벨트 전단의 철수에 따른 전력 공백은 터키, 카타르 등 IS 격퇴에 강력한 동참 의사를 밝힌 역내 국가들에 포진한 전투기 발진 기지 덕택에 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페르시아만에서 루스벨트호가 없으면 미 해군의 작전 수행 능력에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모항으로 하는 루스벨트 전단에 이어 해리 S 트루먼(CVN-75)전단이 교체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미 군사 전문지 네이비타임스(NT)가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