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IS 지도자 알바그다디…이라크군 공습으로 생사불명, 현지 소식통 "안죽었다"

입력 2015-10-12 17:33
좀처럼 진화되지 않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불길만큼이나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는 IS 지도자 ‘칼리프’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또 한 번의 살해 기도에서 벗어났다.

11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보당국은 전날 IS 지도자 알바그다디의 차량행렬을 공습했으나 알바그다디가 차량을 통해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은 “알바그다디와 고위 지도부는 (시리아에서) 이라크 안바르주 서부 알카라블라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의에 가던 중이었으며 현지 정보통과의 공조를 통해 공습했다”고 설명했다. 차량 행렬뿐 아니라 회합 장소도 폭격했으나 알바그다디의 생사나 부상 여부,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들은 “이라크군의 폭격으로 IS의 지도자급 인사 8명이 사망했지만 알바그다디는 무사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병원 관계자와 주민들을 인용해 “사망자 중 알바그다디는 없다”고 전했다.

IS는 트위터를 통해 공습보도 자체가 ‘루머’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미군 측은 “이라크 측의 성명을 봤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할 정보가 없다”며 언급을 아꼈다.

지난해 6월 IS가 칼리프국가 건설을 선포한 이래 알바그다디의 사망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7월 이라크 모술의 한 사원에 있던 알바그다디가 공습을 받고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IS는 모술을 배경으로 촬영된 그의 동영상을 최초로 공개해 사망설을 잠재웠다. 11월 이라크군이 안바르주 알카임에 가한 공습으로 알바그다디가 사망했다는 소문에 IS는 알바그다디의 음성메시지 공개로 대응했다. 올해 들어서도 3월 이라크 서부 니네베주에서 미군 공습으로 알바그다디가 중태에 시름하다 사실상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번 공습으로 오히려 그의 생존만 입증됐다.

공습을 피해 숨어 다니는 무장단체 지도자들의 특성상 사망설의 진위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아 알바그다디 역시 여러 추측성 소문 속에 수차례 ‘사망’과 ‘부활’을 반복하고 있다. 1인자의 사망과 혼란에 대비한 체계적 후계 계승책이 마련돼 있어 알바그다디의 죽음 자체가 IS의 존망에 실질적으로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