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 지역 농협직원이나 경찰 관계자를 사칭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건강식품을 판매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는 방문판매법 및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농협 직원을 사칭한 김모(47)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 “당뇨와 암에 좋다”며 A씨에게 6만원짜리 진도 울금을 40여만 원에 판매하는 등 전국의 지역 축제·행사장을 돌며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3400여명을 상대로 15억원 상당의 진도 울금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홍보 동영상을 틀어놓고 사은품을 줄 것처럼 속여 관광객들을 끌어 모았고, 피해자들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임의 제작한 진도농협 명함을 범행에 이용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자신을 지구대·파출소장 등 경찰관으로 소개한 뒤 진도 울금을 판매한 권모(53)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권씨 등은 지난 3월 수원남부서 소속의 한 지구대장을 사칭, 관할 지역의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진도 울금을 구매해 달라”며 직원 B씨에게 6만원짜리 진도 울금을 40여만 원에 판매하는 등 같은 수법으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수도권 지역 음식점 직원 150여명에게 6000만원 상당을 판매했다.
경찰관으로 사칭한 권씨 등이 음식점에 전화해 “세월호 사고로 침체된 진도경제를 살려달라”고 말한 뒤 농협 직원이나 진도 농민을 가장한 판매업자가 방문하는 식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35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은 농협·경찰이라는 사람들의 추천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며 “특히 세월호 참사를 내세워 진도 경제를 살려달라는 호소에 제품을 구입한 피해자도 다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세월호 침몰 진도경제를 살려주세요” 농협·경찰 사칭 일당 검거
입력 2015-10-12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