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전체 사망원인 5위(인구 10만 명 당 1만2021 명)로 전년 대비 사망자수가 최다 상승(10.8%)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과 비교해 사망자는 232.7% 증가해 10년 가장 급격하게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폐렴(상세불명 병원체의 폐렴)은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환자가 입원한 질환으로 꼽혔다. 폐렴으로 인한 1인당 진료비는 약 156만원으로, 입원일수는 9.8일에 달했다.
폐렴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급격한 고령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8년이면 65세 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폐렴은 전체 사망자의 93%가 65세 이상 일만큼 고령층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백신접종=환절기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인 폐렴은 초기 증상이 감기나 독감과 유사해 일반인들은 증상을 구별해내기가 쉽지 않다. 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거나, 호흡곤란 증상이나 고열이 동반된다면 폐렴을 의심해 보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폐렴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접종이다. 특히 환절기를 앞두고 폐렴구균백신과 인플루엔자백신 동시 접종 시 더 높은 백신접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폐렴구균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올해 10월부터는 지역 보건소 외에 지정된 동네 병의원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따라서 접종 대상자라면 병원을 방문하고 폐렴구균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함께 상담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잡한 폐렴구균백신 접종법, 고령자라면 13가 단백접합백신 우선 접종해야=성인 폐렴구균백신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두 가지가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23가 다당질백신은 23가지 폐렴구균 혈청형을 커버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장 중요한 폐렴에 대한 예방효과는 정확하게 입증된 바가 없다.
반면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은 최근 대규모 임상(CAPiTA)를 통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폐렴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연구를 통해 단백접합백신은 비용-효과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미국을 포함한 국내 폐렴구균백신 가이드라인이 변경되는 추세이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와 국내 대한감염학회는 공통적으로 폐렴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에 한해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환절기 대표질환 폐렴, 예방접종 통해 상당 수 예방할 수 있어=폐렴은 감기, 독감과 함께 환절기 대표질환으로 꼽힌다. 초기에 폐렴은 기침과 가래, 오한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쉽게 지나칠 수 있으나, 초기 치료를 놓치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폐렴(상세불명 병원체의 폐렴)은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환자가 입원한 질환으로, 약 15만 8천 명이 폐렴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은 가장 대표적인 원인균인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통해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적으로 폐렴을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사망원인 1위로 꼽으며 폐렴구균질환의 유일한 예방책으로 백신접종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등 국내외 전문가들 “다당질백신보다 단백접합백신이 먼저”=성인 폐렴구균백신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두 가지가 있다. 그러나 실제 폐렴구균백신 접종이 권고되는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백신의 종류 및 차이 등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과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폐렴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에게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지난해 권고안을 통해 모든 65세 이상 성인에게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적으로 권고하도록 발표했다.
국내 역시 대한감염학회가 권고안을 개정해 건강한 65세 성인은 13가 단백접합백신 또는 23가 다당질백신 둘 중 한가지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항체 형성 능력이 떨어지는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에서는 더 효과적인 단백접합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23가 다당질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두 가지 백신 접종의 효과를 가장 높이기 위함이다.
◇단백접합백신, 대규모 연구 통해 고위험군에서 폐렴 예방 효능 입증=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폐렴구균백신 권고사항이 변경되고 있는 이유는, 올해 초 세계적 권위의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CAPiTA 연구 때문이다.
CAPiTA 연구를 통해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은 폐렴의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폐렴 및 침습성 폐렴구균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를 각각 45%, 75% 입증했다. 45%라는 예방 수치는 과거 0%에 달하는 것을 45%로 끌어 올린 것으로 매우 뛰어난 수치이며, 미국 내 폐렴구균 폐렴 환자 수 50만 명의 45%인 22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폐렴구균백신 접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변경되고 있는 추세이며, 유럽에서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프리베나13의 적응증을 18세 이상 폐렴 예방에까지 확대 승인한 바 있다.
◇끊이지 않는 감염질환 공포, 백신 접종 통한 예방이 최선=지난 여름 우리나라를 강타한 메르스 이후 감염질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의료계에서는 병원 정보 시스템 등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신종플루, 에볼라에 이어 메르스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감염질환에 대한 전세계적인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역시 제 1의 도시 뉴욕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면서 전 도시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폐렴구균부문 헤더 싱즈 이사는 “환경 파괴와 오염 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며 “중동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메르스가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유행한 것처럼 신종 감염질환은 한 국가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선은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 미국에선 고위험군 환자에 의무 접종=감염질환은 질환을 일으킨 해당 균에 대한 항생제 처방을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에볼라, 메르스와 같은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신종 바이러스의 끊임없는 등장이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대두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항생제 소비량 1위로, 항생제가 환자에게 반응하지 않아 치료를 할 수 없는 항생제 내성 환자도 많다.
따라서 질환의 발병 후 치료에 앞서 선제적인 예방이 중요시 되고 있다.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 가능한 질환은 최대한 예방하자는 것인데, 다행히 대표적인 감염질환인 폐렴은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통해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적으로 폐렴을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사망원인 1위로 꼽으며 폐렴구균질환의 유일한 예방책으로 백신접종을 지지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폐렴구균부문 총괄 라울 이스투리즈(내과 및 감염병 전문의) 부사장은 “미국의 경우 병원 시스템상 만성질환자나 고위험군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폐렴구균백신을 미리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며 “병원 내 감염될 수 있는 폐렴구균 폐렴은 물론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걸리기 쉬운 지역사회획득성 폐렴도 미연에 방지해 전체적인 질병부담을 줄이자는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사망원인 5위 폐렴, 우리나라도 병원시스템상 접종 권고해야=폐렴은 우리나라 감염질환 중 사망원인 1위로, 전체 사망원인 중에서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0년 전과 비교해 12위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 폐렴은 높은 사망원인에 비해 일반인에서는 실질적으로 느끼는 위험이나 관심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 메르스 유행 당시 폐렴 및 폐렴구균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실제 접종자수는 인플루엔자(독감)백신과 비교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스투리즈 부사장은 “한국도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질환의 예방에 대한 시스템 정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 등의 선진국과 같이 병원 시스템상 폐렴 위험이 높은 환자에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이영수 기자
환절기 복잡한 성인 폐렴구균백신, 가장 효과적인 백신 접종법은?
입력 2015-10-12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