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내전에 참전한 걸프지역 왕정의 왕자들이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에 올린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미남 왕자로 널리 알려진 셰이크 만수르 빈모하메드 알막툼(26)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예멘 중부 마리브 주(州)의 전장에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선글라스를 끼고 탱크 위에 서 있거나 개인화기를 들고 다른 병사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군복 차림의 ‘왕자님’의 모습이 올라오자 UAE의 네티즌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셰이크 만수르는 두바이 군주 셰이크 모하마드의 7남이다.
셰이크 만수르와 함께 예멘에 파병된 왕실의 혈통인 UAE 아부다비 왕세자의 차남 셰이크 디아브 빈 모하마드 알나흐얀과 UAE 라스알카이마의 왕세자 셰이크 모하마드 빈사우디 알카시미가 함께 찍은 사진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느 병사와 다름없이 군복을 입고 군 막사 앞에서 선 왕자들의 소탈한 모습에 호평이 이어졌다.
UAE는 지난해 징병제를 시행하면서 UAE를 구성하는 7개 에미리트 군주의 직계 왕자들이 대거 입대했다.
바레인 하마드 국왕의 5남이자 왕실수비대 사령관 셰이크 나세르 빈하마드 알칼리파(28)도 인스타그램에 예멘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 호응을 받고 있다.
바레인 왕실은 지난달 초 예멘 반군의 공격에 자국 병사 5명이 폭사하자 나세르 왕자와 동생 칼리드 왕자를 파병했다.
걸프 왕정의 왕자들이 이처럼 전장에서 활약하는 사진을 SNS에 부쩍 올리는 데엔 7개월째 접어든 예멘 내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데다 파병된 자국 군대의 피해가 예상보다 커지는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UAE의 예멘 파병군 사망자는 공식집계로만 60명에 육박했다.
왕실 혈통의 솔선수범과 애국심을 부각함으로써 저유가를 무릅쓰고 가담한 예멘 내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희석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UAE 언론도 11일 아부다비 왕세자 셰이크 모하마드가 예멘에서 부상한 자국 병사를 위문하면서 “당신이 다이브(예멘에 참전한 차남)보다 낫다”고 말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전장의 왕자들’…예멘 참전 걸프국 왕가 사진 화제
입력 2015-10-11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