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50대 캣맘 벽돌 사망사건이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사에 진척이 없자 수많은 네티즌들은 경찰이 배포한 전단을 공유하며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찾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가 하면 우연한 사고일 뿐 살인 사건은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한 네티즌도 적지 않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용인 캣맘 사건 경찰 전단지’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함께 관심을 가져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고양이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누군가 고의적으로 벽돌 던져 사람을 죽인 사건”이라며 “고양이는 유해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밥을 줄 수 있으며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개체 수 증가란 인식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오히려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지 않고 서로 다투지 않는 이점이 분명하다”며 “누군가 고의적으로 벽돌을 던져 사람을 죽인 살인 사건”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글은 삽시간에 1200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댓글을 통해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글쓴이의 주장에 공감을 표한 네티즌들은 나흘째 답보 상태인 수사를 비판하며 경찰이 과연 수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해당 사건은 고의가 아닌 사고라고 주장한 네티즌들은 남의 집 앞에 고양이집을 만들어 준 캣맘의 잘못이라며 반격했다.
앞서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 9일 다음 아고라에도 ‘캣맘 살해용의자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큰 공감을 사기도 했다. 청원을 올린 게시자는 “도심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혐오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러나 혐오행동이 도를 넘어 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에게 위해를 가하고 해코지를 한다”고 지적하며 지난 8일 발생한 용인시 캣맘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바람이 강해 아파트 외벽이 떨어졌을까”라고 반문한 뒤 “고양이가 싫어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에게 던진 분노의 벽돌이 한 사람을 죽게 한 살인해위”라며 강력하고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청원은 올 연말까지 3000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전개했지만 이틀 만에 목표치를 넘겨 11일 현재까지 3660여명이 동참했다.
한편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쯤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고양이집을 만들던 박모씨(55.여)가 추락한 벽돌에 맞아 숨졌다. 함께 있던 또 다른 박모씨(29.여)도 다쳤다. 이들은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이른바 ‘캣맘’으로 동호회 회원이었으며 사건 당시 길 고양이를 위해 집을 만들어 주다 변을 당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사건 발생 나흘째인 11일 해당 아파트의 CCTV 일주일치 기록을 분석했지만 이렇다할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이날 사건 개요와 벽돌 사진, 제보 협조사항 등이 담긴 신고전단을 아파트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아울러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벽돌에서 용의자의 DNA 나오는 대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DNA를 채취해 대조할 계획이지만 이때도 일치하는 DNA를 찾지 못할 경우 미궁에 빠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살인사건 VS 우연한 사고”…용인 캣맘 사건 온라인 설전
입력 2015-10-11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