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만드는 이색 축제들…전주 곳곳서 '얼쑤'

입력 2015-10-11 17:34
‘전대로 거리축제’ ‘강강술래 축제’ ‘가맥 축제’….

다소 낯선 축제들이 올 여름과 가을 전북 전주를 들썩이게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주시민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들 축제는 기존 관(官) 주도의 행사에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마당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9일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펼쳐진 ‘제1회 전대로 거리축제’는 상인과 주민·대학생·교수들이 만든 축제다. ‘전대’는 ‘전북대학교’의 줄임말. 이들은 대학로를 소비의 거리가 아니라 생산적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자며 서로 머리를 맞댔다.

먼저 학생들은 국악과 합창, 비보잉, 밴드 공연 등을 선보였다. 상인과 주민들은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전북대 옛 정문을 출발해 도립국악원을 돌아오는 ‘이색 시민 퍼레이드’도 진행했다. 대학 안에서는 박물관의 유·무형문화 전시를 비롯해 인문학 강연 등의 프로그램과 다양한 체험부스도 마련됐다.

지난달 28일 추석 연휴 전주천에서는 ‘달맞이 강강술래 축제’가 펼쳐졌다. 한옥마을 주민들이 앞장선 이 축제에서는 시민과 관광객 수백명이 손에 손을 잡고 한데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전주만의 독특한 술 문화를 담은 ‘가맥축제’도 열렸다. 가맥은 ‘가게 맥주’의 줄임말로, 1980년대 초반 경원동 일대 작은 가게들이 맥주에 갑오징어 안주 등을 팔면서 발전한 가맥 문화를 축제로 승화한 것이다.

이밖에 20여명의 화가와 사진가, 음악가 등이 터를 잡은 서학동에서는 ‘서학예술인마을축제’가 2012년부터 열리고 있다.

이들 축제는 지역민이 직접 행사를 준비하고 기념품이나 경품을 기부 받아 나누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주제가 신선한데다 작은 정이 오가는 잔치가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