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낡은 진보’ 청산을 위해 김대중·노무현정부를 넘어서는 새로운 집권 비전을 제시해야한다고 당 지도부에 주문했다.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 평가보고서와 18대 대선 평가보고서의 공개검증을 요구하며 당시 선거를 이끌었던 친노(친노무현)계 등 당내 주류를 겨냥했다.
안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낡은 진보 청산 4대기조로 합리적 개혁 노선, 이분법적 사고 극복, 부패 척결, 김·노 전 대통령 극복 등을 제시했다. 안 의원은 “두 분 전직 대통령은 우리 당의 뿌리이고 자산이며 자부심”이라면서도 “2007년 이후 우리 당은 포스트 DJ·노무현시대의 새 비전과 역량을 준비하지 못했다. 두 분의 명망에 기대려는 경향성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친노계와 구민주계를 동시에 비판한 셈이다.
안 의원은 낡은 진보 청산을 위해 5가지 실행 방안으로 당 수권비전위원회 설치, 윤리심판원 전면 재구성, 김한길·안철수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 19대 총선 평가보고서와 18대 대선 평가보고서의 공개검증, 원칙 없는 선거·정책연대 금지 명시 등을 제안했다. 그는 “당 혁신의 출발점 중 하나가 실패한 19대 총선 및 18대 대선 결과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이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낡은 진보의 4가지 모습으로 배타성·무능·불안·비전 없음 등을 꼽았다. 그는 배타성과 관련해 “자신은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는 흑백논리로 자신의 오류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고, 불안에 대해선 “19대 총선에서 노무현정부 때 추진했던 한·미 FTA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스스로 부정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 의원의 주장을 계기로 비주류의 주류에 대한 반격도 재점화할 조짐이다. 비주류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는 12일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 안 의원을 포함, 김한길 박지원 박영선 의원 등 비주류 진영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이날 청년일자리 신규 70만개 창출, 대기업 사내 유보금의 청년 일자리 투자, 공공임대주택 5만호 공급 등을 중심으로 한 청년 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임성수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안철수 "낡은 진보 청산 위해 총대선 보고서 공개검증하자"
입력 2015-10-11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