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지난 6월 본보의 ‘친절한 쿡기자’에서 지적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당시 기사는 ‘남침 북침’의 단어가 헷갈린 것 일뿐 역사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는 젊은 세대의 항변을 담아 큰 공감을 받았습니다.
미디어사이트 ‘직썰’은 지난 8일 ‘한국전쟁은 남침일까? 북침일까?’라는 직썰 만화를 공개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이 전날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한 발언을 요약한 것입니다.
이인제 최고위원
“육군사관학교 필기시험에 합격해 면접보는 학생들에게 6·25에게 남침이냐 북침이냐 물으면 60%가 북침이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이번 역사교육을 바로 잡는 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를 다시한번 일깨워준 통계라고 생각합니다.”
김무성 대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는 출판사별로 일관되게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반(反)대한민국 사관으로 쓰여있습니다.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 학생들에게 민중혁명을 가르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만화는 ‘북침, 남침’을 헷갈리는 것이 “역사 교과서의 문제가 아니라 간단한 국어 상식의 문제”라고 일침했습니다.
그러면서 ‘걱정 마세요, 의원님들! 북침과 남침을 헷갈리지 않는 간단한 방법이 있답니다’면서 똥침의 원리를 소개했습니다.
이건 올해 6·25 다음날 본보 지면에 실렸던 ‘친절한 쿡기자’에서 나왔던 구분법이기도 합니다.
당시 쿡기자는 남침, 북침이 헷갈리는 이유를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했습니다.
“남침, 북침이 혼동되는 이유는 주어가 생략된 한자어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남침’이라고 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한자도 익숙하지 않은 데다 뭐든지 줄이는 인터넷용어가 친숙한 요즘 세대에는 남침이 남한 침략의 약자라고 생각하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또 남침, 북침 단어 뜻을 묻는 질문엔 항상 “남침, 북침이 헷갈릴 땐 똥침을 생각하면 됩니다. 손가락이 엉덩이를 침략하는 거니깐 당한 쪽에 ‘침’을 붙이면 된다”는 젊은 세대다운 해결책을 담은 네티즌 답변도 소개했고요.
젊은 세대들은 당시 기사에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X공감! 국어시간에 문법 가르쳐 주지도 않으면서 해석을 하라니.”
“‘누가 전쟁을 먼저 시작했는가?’라고 한글로 설문조사하면 결과가 완전 달라질텐데….”
“기자 양반, 이런 기사 좋네요!”
기자 양반이라기에 또 욕을 먹는구나하고 긴장했는데 칭찬이어서 기분이 좋았더랬습니다. 또 젊은 친구들의 간지러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준 것 같아 뿌듯했던 기억도 있고요. 그런데 4개월 뒤 케케묵은 논란을 또 들고 나온 새누리당 지도부를 보니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드네요.
이 논리로 교과서를 사용할 주인공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좀 더 신박한(참신하고 신기하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 논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