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남부 맥주집 "컵스 상대편이 홈런 칠 때마다 공짜 맥주 한잔씩 제공하겠다"
미국 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디비전 시리즈를 앞두고, 시카고 남부의 한 맥주집이 "카디널스가 컵스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칠 때마다 모든 고객에게 공짜 맥주 한 잔씩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남서부 모건파크 지역의 호프집 '맥널리스'(McNally's) 측은 지난 7일 밤 컵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러츠를 4-0으로 꺾고 디비전 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맥널리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팬들의 '아지트'로, 이들은 지난 7일에도 연고지가 같은 시카고인 컵스가 아닌 파이어러츠 응원전을 펼쳤다.
컵스는 다년간의 부진을 떨치고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97승을 올리며 MLB 전체 3위 팀으로 부상했고, 2008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107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화이트삭스 팬들에겐 아무 감흥이 없는 소식이다. 시카고 사람은 크게 '컵스 팬'과 '화이트삭스 팬' 둘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시카고에는 1870년 창단된 컵스(내셔널리그)와 1901년 창단된 화이트삭스(아메리칸리그) 2개의 프로야구팀이 있는데, 각 팀 팬들의 충성도와 상대팀에 대한 경쟁심리가 뿌리 깊다.
주로 시카고 북부 주민들은 컵스를, 남부 주민들은 화이트삭스를 응원한다.
시카고 남부 출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개인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시카고를 연고지로 하는 모든 스포츠 팀을 팔로우 하면서 유독 컵스만 제외시켜 화제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컵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후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컵스 팬들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었고, 화이트삭스 팬들은 '배신'이라며 아쉬워했다.
오랜 화이트삭스 팬을 자처하는 맥널리스 단골 고객 케븐 깁슨은 "야구를 좋아하지만 컵스와 파이어러츠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보지 않았다. 시카고 블랙호크스 팀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봤다"며 "일 년 내내 컵스 경기는 보지 않는다. 포스트시즌 경기에도 관심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다른 맥널리스 고객 셸리 커닝햄은 "컵스를 혐오하지는 않는다. 이번 시즌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컵스에 대한 거리감을 털어놓았다.
맥널리스 실내에 어울리지 않게 걸린 컵스 홈구장 리글리필드 사진을 가만히 살펴보면 경기장 밖에 "화이트삭스의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축하한다"는 네온사인이 켜져있다.
컵스는 9일 시작되는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숙명의 라이벌' 카디널스와 5전 3선승제 대결을 펼친다.
시카고 남부 맥주집 "컵스 상대편이 홈런 칠 때마다 공짜 맥주 한잔씩 제공하겠다"
입력 2015-10-10 10:10 수정 2015-10-10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