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세상이 우리아이들 제자화 “내일이면 늦으리”

입력 2015-10-09 19:35 수정 2015-10-09 19:56

“다음세대를 축복하소서. 다음세대를 일으키소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걸린 다음세대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가 선포됐다. 국민일보는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안양판교로 우리들교회에서 창간 27주년 기념 ‘다음 세대! 우리의 희망, 우리의 고민’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다음세대가 살아나 한국과 전 세계를 축복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를 소망했다.

주강사이자 ‘4/14 윈도우’ 운동 창시자인 루이스 부시 박사는 다음세대 운동의 중요성과 위기, 교회가 할 일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저명한 선교학자이자 10여 차례 한국을 방문한 경험으로 강연에서 한국의 사례를 많이 인용해 주목을 받았다.

부시 박사는 교회가 다음세대를 잃어버리는 심각한 상황을 ‘세월호’ 사건에 빗댔다. 그는 “세월호 사건 당시 ‘눈을 뜨고 아이들을 잃어버리는 나라’라는 기사제목을 봤다. 맞다. 지금 교회는 아이들을 눈 앞에서 잃어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박사는 “교회는 이제 다음세대를 향해 전심으로 일해야 한다. 때가 됐다”며 “내일은 어쩌면 늦을지 모른다. 바로 오늘 우리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 다음세대를 향한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말로 ‘전심으로’ 라고 말하며 그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한 4가지 행동단계를 제시했다. 첫째, 다음세대를 향해 다가가라. 둘째,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그들을 구하라. 셋째, 그들이 믿음에 뿌리를 내리도록 하라. 넷째, 선교의 동역자로 파송하라 등이다.

부시 박사는 강의에 앞서 다음세대가 처한 전 세계적 위기를 동영상으로 보여줬다. 동영상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은 15세 이하이며 23억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존재한다. 그는 “이중 15세 미만이 7억6000만명에 달한다”며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박사는 또 “기독 어린이들은 성경적 가치관에서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면서 “세상이 우리의 아이들을 제자화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동영상은 “우리를 잃어버리지 말아 달라”는 어린이들의 외침으로 끝나면서 참석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김양재 우리들교회 목사는 시편 1편 1~3절 말씀을 본문으로 ‘형통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강의했다. 김 목사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형통하려면 시내에 뿌리를 대는 게 중요한 데, 복 있는 사람은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사랑하는 자”라고 했다.

김 목사는 이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겪은 고난의 순간을 꺼내 보였다. 부인과 며느리, 어머니로서의 숱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말씀을 묵상하며 인생을 해석한 경험이었다. 거기서 치유와 희망,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추구하는 세상의 복은 성경의 축복과는 다르다”며 “다음세대를 위한 가장 큰 축복은 그들이 예수를 믿어 말씀 위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요셉 수원 원천침례교회 목사는 한국교회 안에 은연 중 뿌리내린 ‘성장은 곧 축복’이라는 공식이 오히려 다음세대가 살아갈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성장하고 커지면서 아이들은 한쪽으로 밀리며 존재감을 잃게 됐다”며 “지금은 성공이 아니라 성실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식물은 자라지 못하게 하면서 자기 몸집만 불린 반얀나무와 작은 크기이지만 한 나무 안에서 세대를 이어 열매를 맺는 바나나나무를 비교했다. 김 목사는 “교회 사역은 한 영혼 한 영혼의 존재를 축하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다음세대를 위한 진실한 기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일보 최삼규 사장도 인사말에서 “다음세대가 문을 열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앞날은 암담할 수밖에 없다”며 “다음세대가 한국교회의 심장이라는 점에서 이들을 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국민일보 창간 콘퍼런스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콘퍼런스로 자리를 잡았다. 1회에는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이, 2회에는 ‘세계적 기독교 작가’ 필립 얀시가 방한해 한국교회 앞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9일은 공휴일인 한글날이었지만 1000여명의 신자들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목회자와 주일학교 교사, 신학생 등이 대거 참여했고 자녀 손을 잡은 가족 단위 참가자도 많았다.

성남=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