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에선 잠잠하다가도 포스트시즌만 되면 펄펄 나는 프로야구의 ‘가을 사나이’들이 있다.
KIA 타이거즈 김정수(53) 3군 투수 코치는 ‘가을까치’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해태시절 포스트시즌에서 마운드를 주름잡았다. 김 코치는 선수로 뛰었던 10년 동안 10승을 넘긴 적이 딱 두 번 있었다. 하지만 가을만 되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지금까지도 깨어지지 않는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승(7승)의 주인공이다. 특히 신인이던 1986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3승을 거두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삼성 김재걸(43) 주루코치도 가을야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남자다. 선수생활 13년 동안 통산 타율은 0.240에 불과했지만 포스트시즌 38경기에선 0.292로 급격히 높아졌다. 그가 가장 큰 활약을 펼쳤을 때는 2005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였다. 당시 김재걸은 박종호의 부상을 틈타 나와 한국시리즈에서 12타수 6안타를 쳤다. 이런 맹활약에 팬들은 그에게 ‘걸사마’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또 이 때부터 프로야구에선 ‘단기전에선 미친 선수가 나오는 팀이 이긴다’는 속설이 나왔다.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약하는 선수 중에선 SK 와이번스 박정권(34)이 대표적인 ‘가을남자’다. 박정권은 가을바람이 불 때면 어김없이 살아났다. 실제 올 시즌에도 박정권은 6~7월 타율 0.260, 3홈런, 13타점에 불과했지만 8~9월에는 타율 0.303, 13홈런, 37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가을무대에서도 박정권은 팀의 6년(2007~201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3회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2010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선 14타수 5안타 1홈런 6타점의 활약을 펼쳐 시리즈 MVP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포스트시즌의 스타는?…‘까치’ 김정수를 필두로 김재걸, 박정권 두각
입력 2015-10-09 19:15 수정 2015-10-09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