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트무늬에 속살이 내비치는 시스루 롱 가운, 겨드랑이쪽에 핀턱을 잡아 풍성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코트.
옛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 284’에 펼쳐진 한복 플리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옷들이다. 몸을 구속하지 않으면서 선이 아름다운 한복의 정신과 특성은 살리되 활동성을 더한 옷들이 소개되고 있다. 의류 외에 배씨댕기머리띠를 현대화한 머리띠와 매듭 귀걸이 등 장신구, 조각보를 프린트한 원단으로 만든 가방, 천연염색스카프 등 소품도 판매하고 있다.
한복 플리마켓은 오는 13일까지 이어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복진흥센터 주관 ‘한복문화공감, 입고 싶은 우리 옷’ 행사의 하나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한복 플리마켓 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한복의 에스프리가 담긴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입고 싶은 우리옷 특별전 신한복 -오색이야기’에서는 김수진 등 8명의 디자이너가 한복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64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혜경궁 홍씨의 서거 200주년을 맞아 그가 살았던 조선 중후기 복식 특성을 고증해 보여주는 ‘한중록 고증전’은 우리 고유한 한복이 얼마나 아름다운 옷인지를 보여 준다. 혜경궁 홍씨는 최근 영화화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도세자의 빈으로, 정조의 어머니다. 혜경궁 홍씨가 삼간택 때 입었다는 속옷 일습에선 한복의 우아한 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엿볼 수 있다. 혜경궁 홍씨의 시누이, 그러니까 영조의 딸인 화협옹주의 남편 신광수의 조복은 남성복이지만 그 선과 색상이 너무나 아름답다.
한복의 생활화와 대중화에 걸맞은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마련한 ‘한디자인 공모전’ 본선 진출작 18점도 전시된다. 청바지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한복을 보여 준다.
이밖에 과거 영화 및 영상 속 한복, 최근 화제가 된 한복 여행가의 사진, 파리 장식미술관 전시 한복, 2014·2015 신한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복 영상전도 진행된다. 버선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코너도 있다.
한복진흥센터 최정철 센터장은 9일 “한복은 새로운 ‘문화융성’의 화두로 제시되고 있는 전통문화의 대표 유산이자 최근 한류 붐으로 인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우리 옷”이라며 “이번 ‘한복문화공감, 입고 싶은 우리 옷’ 행사를 통해 한복이 주요한 문화콘텐츠로 그리고 새로운 한류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 데 촉발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체부 산하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부설기관으로 설립된 한복진흥센터는 전통문화의 중심인 한복이 지닌 고유성을 회복하고, 현대사회의 시대적 요구와 흐름에 발맞춰 ‘입어야 하는 옷’, ‘입고 싶은 옷’, ‘세계가 입는 옷’으로 한복이 자리매김하기 위한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한복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입력 2015-10-09 16:38 수정 2015-10-09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