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힌두-이슬람 싸울 때 아니다…가난과 싸워야”

입력 2015-10-09 16:37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최근 자국에서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양측의 자제와 협력을 촉구했다.

9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동부 비하르 주에서 주 의회 선거 지원 유세에서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가 서로 싸울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가난과 싸울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삼류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낸다”며 “국민들은 나 자신을 포함해 정치인들의 이 같은 발언에 신경 쓰지 말아 달라”고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에게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수도 뉴델리에서 45㎞ 정도 떨어진 우타르프라데시주 다드리 마을에서 이슬람교도인 무함마드 아클라크(58)는 집으로 몰려온 힌두교 주민 100여명에게 몽둥이로 맞아 숨졌고 그의 아들도 크게 다쳐 입원했다.

힌두 주민들은 아클라크가 자신들이 신성시하는 소를 도축해 먹은 뒤 집에 보관했다고 주장했지만 조사결과 그의 집에 있던 고기는 양고기로 드러났고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주민 9명을 체포했다.

이후 언론과 시민들은 종교를 빙자한 무분별한 폭력 행사에 크게 우려했고 이슬람교도들은 인도 내에 종교적 무관용이 커지고 있다며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힌두민족주 성향의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몇몇 관계자는 그럼에도 소고기 식용을 규제해야 하며 이를 어길 때에는 엄하게 다스려야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가열시켰다.

북부 잠무-카슈미르주에서는 8일 이슬람 소속 주 의원이 파티를 하면서 소고기를 내놓았다고 BJP 소속 주의원이 주의회 의사당에서 그를 폭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모디 총리가 이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그가 비하르주 선거를 앞두고 인도 국민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 표를 의식해 양측의 갈등을 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