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에서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뒤늦게 점령했다. 싱가포르와의 1차전 홈경기에서 황당한 무승부를 거두고 115일 만에 오른 1위다. 일본 축구팬들 사이에서 “월드컵 본선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것이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일본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네티즌들은 9일 자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E조에서 선두로 등극한 소식에 “지금까지 1위가 아니었는가” “내전 중인 시리아와 순위를 다투고 있는가” “월드컵 본선은커녕 아시아 최종 예선도 아닌데 왜 이렇게 험난한가”라며 혀를 내둘렀다.
일본은 지난 8일 오만 시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E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시리아를 3대 0으로 제압했다. 경기는 일정상 일본의 원정이었지만 시리아 내전으로 중립지역인 오만에서 열렸다.
일본은 3승1무(승점 10)로 E조 1위에 올랐다. 그동안 전승을 질주해 선두를 움켜쥐고 있었던 시리아는 첫 패배(3승·승점 9)를 당해 2위로 밀렸다. 일본에는 지난 6월 16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싱가포르와 득점 없이 비긴 1차전 홈경기로부터 115일 만에 빼앗은 1위다.
일본 축구팬들은 “우리도 이제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는 것인가” “2차 예선에서 유럽파를 총동원해 겨우 1위에 오를 정도면 최종 예선에서는 탈락하는 게 아닌가” “탈아시아를 외쳤던 일본은 이제 없다”고 했다.
비록 일본의 완승이었지만 시리아의 저항은 녹록치 않았다. 일본은 전반전까지 한 골도 넣지 못했다. 0대 0으로 시작한 후반 8분 페널티킥에서 혼다 게이스케(AC 밀란)의 득점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뒤늦게 기세를 잡은 일본은 파상공세를 벌이면서 후반 25분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 후반 43분 우사미 다카시(감바 오사카)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일본, 아직 월드컵 예선인데 1위가 아니었어?”… 115일 걸려 선두
입력 2015-10-09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