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년 전 신석기 시대에 살았던 아프리카 고대인의 게놈(Genome·유전체)이 세계 최초로 분석됐다. 게놈에는 생물의 모든 유전정보가 들어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연구소 박종화 교수는 영국 캠브리지대 안드레아 마니카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디오피아의 모타 지역 한 동굴에서 발견된 아프리카인의 귀 뒤쪽 뼈에서 DNA를 추출해 유전정보를 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게놈 분석을 통해 모타 동굴인이 검은색 피부를 가진 남성임을 밝혀냈다. 또 이 남성은 우유를 소화하지 못했고, 이디오피아 고산지대의 저산소증에 적응한 수렵채취인이란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각 인종이나 특징(저산소증, 우유 소화 등)의 표준 게놈을 갖고 모타 동굴인 게놈 정보를 비교하면 일치하거나 불일치하는 부분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모타 동굴인의 게놈에서 유라시아인들(현재의 중동 근처)의 유전인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4500년 전 아프리카인이 다른 인류와 혼혈되지 않았음을 뜻한다.
현대 아프리카인들은 많게는 25% 이상 유라시아인의 유전변이를 갖는다. 이는 농경문화의 확장으로 현생 인류의 고형인 아프리카로 많은 유라시아인들이 역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동연구팀이 ‘모타 동굴인’의 순혈 사실이 입증함으로써 4500년 전 까지는 유라시아인들이 아프리카로 역행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인류의 기원을 밝히고 인류의 족보를 찾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 9일자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4500년 전 신석기 시대 아프리카 ‘모타 동굴인’ 유전자 비밀 밝혔다
입력 2015-10-09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