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미국지사가 7일(현지시간) 2016년형 신형 디젤차량에 대한 미국 환경보호청(EPA) 배기가스 테스트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문제가 됐던 2009~2015년형 차량과 비슷한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장치가 사용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어 미국 내 신차 판매가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하엘 호른 폭스바겐 미국지사장은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날 서면증언을 통해 2016년형 제타, 골프, 파사트, 비틀 등 새 디젤차량 모델에 대한 EPA 배기가스 인증 신청을 철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으로 선적이 완료된 신차들은 항구에 그대로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호른 지사장은 또 같은 문서에서 지난해 초 이미 배기가스 장치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배기가스 장치가 (허가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받았다”며 “지난해 말 폭스바겐 기술팀이 인증을 통과시킬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해오면서 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스바겐 측은 호른 지사장이 당시 배기가스 조작 장치가 차량에 설치된 사실까지는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마티아스 뮐러 신임 최고경영자(CEO) 역시 같은 날 보도된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실을 알고 있던 건 임원 중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세계 각국이 폭스바겐 사태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은 8일 의회 청문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폭스바겐, 2016년 신모델에도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장치 사용 의혹
입력 2015-10-08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