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앱 사업 투자하면 1만배 수익’ 사기 조직 적발

입력 2015-10-08 12:43
스마트폰 번역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투자하면 1만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꼬드긴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고수익을 약속하고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사기 등)로 앱 개발업체 대표 김모(54)씨를 구속하고, 황모(57)씨 등 회사 관계자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과 대구, 부산 등 전국을 돌며 투자설명회를 열어 “번역 앱에 투자하면 1만2300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노인과 주부 등 2498명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119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앞세우면서 앱이 81개국 언어를 번역할 수 있고 음성·화상통화 기능과 스마트TV 기능을 갖췄다고 부풀려 광고했지만 앞서 출시된 다른 앱들과 기능 면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번역 앱 사업이 해외에도 진출해 올해는 싱가포르,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증시에 회사를 상장할 예정이며 주가가 주당 2500원에서 20만∼80만원으로 오르고 2017년에는 30억명이 앱을 이용해 회사 자산가치가 510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허풍을 떨었다. 또 “회사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구글처럼 거대해질 것”이라면서 “1억원을 투자하면 1조2300억원을 손에 쥐고 1조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꼬드겼다.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처를 찾던 피해자들은 다소 전문적인 분야인 앱 개발 사업을 내세운 김씨의 속임수에 넘어가 적게는 300만원부터 많게는 6억원까지 투자했다. 심지어 대출을 받아 돈을 건넨 피해자도 있었다.

증권회사 지점장 출신 증권맨과 앱 개발자들이 김씨에게 영입돼 이 회사에 들어왔지만 곧 김씨의 주장이 허언임을 깨닫고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