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佛 정상 유럽의회 연설서 26년만에 나란히 연설

입력 2015-10-08 02:37
역사적으로 갈등과 협력을 반복해온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연합(EU) 주도국으로서 다시 한번 공조를 과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나란히 연설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EU 회원국들이 난민 대책과 유로화 위기 등 EU의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결하지 않으면 유럽의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는 더 많은 유럽이 필요하며 유럽은 스스로 존재 의의를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유럽의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배제한 대안을 시리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것은 유럽의 가치와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르켈 총리는 일부 동유럽 국가 등이 EU 집행위원회의 난민 쿼터를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해 “인터넷 시대에 장벽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이제 더 많은 유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이 동시에 유럽의회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인 지난 1989년 11월 22일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와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함께 연설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