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 목소리 높지만, 방법은 녹록치 않아

입력 2015-10-07 23:24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야권통합’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야권 내 각 진영이 서로 다른 곳만 바라보고 있어 통합의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재인 대표는 7일 중도성향 전·현직 국회의원 모임인 ‘통합행동’ 측이 요구한 통합전당대회에 대해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문 대표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을 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전대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 단합과 통합 대상자와의 합의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지금은 (통합전대) 논의가 조금 이르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의 발언은) 통합행동 측의 취지와 선의를 이해하고 포용한다는 의미”라면서도 “지금은 통합 전대를 논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완곡하게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전대는 당 상황이 안정된 후에나 논의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주류 진영 핵심인사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통합전대 요구를 일축했다. 최 본부장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반칙 아니냐. 당권싸움으로 비치는 일을 또 얘기함으로써 (문재인) 대표 흔들기를 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라고 말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문 대표와 최 본부장의 발언 맥락이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최대 걸림돌은 문 대표가 언급한 ‘통합 대상자’들이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에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독자신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전대를 통해 다시 뭉치기만 하면 해결책이 되겠느냐”며 “제가 복당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역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박주선 의원도 “새정치연합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어 야권의 텐트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의미 없고 가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 문 대표가 밝힌 정의당과 ‘하나의 당’으로 통합하는 문제도 당사자인 정의당은 물론 통합행동 측도 “논의조차 해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라 이견 조율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