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뺨 안맞은게 다행” 원정석에서 경기 지켜본 축구감독

입력 2015-10-07 15:49 수정 2015-10-07 15:52
사진=독일 분데리스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하필이면 원정경기에서 퇴장 당해서....”

독일 분데리스가 볼프스 부르크의 디터 헤킹 감독(51)이 원정팀 관중석에서 제대로 굴욕 당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리스가는 지난 5일(한국시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상대팀 서포터즈와 함께 앉을 수밖에 없었던 헤킹 감독’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지난 3일 독일 보루시아 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분데리스가리그 8라운드 뮌헨 글라트와 부르크의 경기다. 양 팀 득점 없이 팽팽하게 맞선 후반 28분 헤킹 감독은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하다 퇴장명령을 받았다.

헤킹 감독은 퇴장명령을 받은 뒤 그라운드 밖으로 걸어 나가 관중석으로 향했다. 하필이면 이날 경기가 열린 보루시아 파크 경기장은 글라트 팀의 홈 경기장이었다. 헤킹 감독이 관중석에 등장하자 글라트의 홈팬들은 사진을 찍거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하는 등 라이벌 팀 감독에게 호위를 베푸는 듯 했다.

하지만 2분 뒤 글라트 홈팬들의 본심은 여실히 드러났다. 헤킹 감독이 퇴장 당한 뒤 볼프스의 팀워크도 함께 무너졌다. 후반 30분 볼프스는 글라트의 호바르 누르트 바이트(25)에게 오른발 중거리 발리슛을 허용했다.

이 순간 원정팀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던 헤킹 감독을 제외한 글라트의 홈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치며 환호했다. 헤킹 감독의 뒷자리에 앉아 등을 두드리며 위로하던 한 남성 팬은 양팔을 벌리고 헤킹 감독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이 모습을 보고 헤킹 감독 옆에 있던 경기장 안전요원이 남성의 행동을 제지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돼 웃음을 자아낸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날 볼프스는 후반 34분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헤킹 감독은 또 한번의 치욕적인 굴욕을 당하며 관중석에서 그저 힘없이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는 2대 0으로 글라트가 승리했다. 볼프스는 3승 3무 2패를 기록하며 리그 순위 9위를 차지했다. 13위를 기록 중인 글라트는 기분 좋은 3연승을 이어갔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