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악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인구 특성부터 이해해야...절반이 농민, 음악스펙트럼 넓지 않아"

입력 2015-10-07 16:54
“중국 음악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인구의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매출만으로 판단해서는 실패해요. 중국 13억 인구 중 6억~7억명은 농민입니다. 음악에 대한 스펙트럼이 넓지 않죠.”

중국 유명 음반제작사 타이허음악그룹(太合音樂)의 류신(劉?) 총재가 7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중국 음악 시장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한국에서 중국 시장에 진출은 많이 하지만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에 대해 “중국 음악 시장에 대한 분석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말하는 중국의 음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성장세 또한 안정적이다. 음악 시장의 규모와 매출은 연평균 40%씩 상승하고 있다. 1년 안에 10배 이상의 성장할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메이저 3개 회사의 중국 점유율은 다 합쳐봐야 1.5%도 안 된다. 성공적이지 못한 성적이라는 게 중국 음악 시장의 평가다.

그렇다면 중국 음악시장은 어떤 상황일까.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메이저 3개 회사(타이허음악그룹·QQ뮤직·알리뮤직)의 점유율이 80%에 이른다. 인기 있는 음악 장르는 한국, 일본과 비슷하다. 중국에서 유행하는 음악의 95%는 중국어로 돼 있다. 류신 총재가 말했듯 농민인구가 많다보니 소비되는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다.

유행하는 음악의 성격도 다르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원 콘텐츠는 영화음악(OST)이라고 한다. 류신 총재는 “OST의 중국 음원 시장 점유율은 3분의 1에 이를 정도다. 다만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한국 기업들이 이런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지 못해 중국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음악은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고, 1.5%는 결코 낮은 수준의 점유율이 아니라고 했다. 하이양음악그룹(海洋音樂集團) 씨에궈민(謝國民) 대표는 “한국음악은 엑소, 빅뱅, 원더걸스 등의 음악이 인기 있으므로 젊은 층이 좋아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시장에서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 음악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차지하려면 중국 시장과 소비자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좋은 파트너를 찾는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 아이돌의 한국 진출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을 내 놓았다. 류신 총재는 “중국 아이돌은 자금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데뷔한 사례도 있지만, 한국은 정거장 정도로만 생각하고 중국으로 활로를 변경한다. 한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저작권에 관해서 중국에서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씨에궈민 대표는 “저작권 침해에 대해 중국의 처벌은 미국이나 한국에 비해 매우 낮다. 한 곡을 불법으로 사용하면 100~1000위안(약 1만9000~19만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될 뿐이다. 다만 저작권법이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중국 회사가 음원을 불법 사용해 중국 정부로부터 2억 위안의 벌금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