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베벌리힐즈(미국의 최고 부자동네) 강남구가 서울시에 독립을 요청했다.
지난 5일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중앙정부에 강남구를 특별자치구로 지정하라고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옛 한전부지 개발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이유로 서울시에서 '독립'하겠다고 나선 것.
강남구는 1조7030억원의 옛 한전 부지 공공 기여금 사용처를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달 30일 서울시가 부지개발계획과 함께 현대차그룹과 협상조정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하자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지금과 같이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인 강남구를 철저히 배제시킨다면 서울시는 중앙에 '강남특별자치구' 설치를 건의하라”며 독립 의사를 밝혔다.
강남구측은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와 강남구 모두 개발이익은 시민 전체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나 현대차 부지 개발에 서울시가 강남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며 "공사중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강남구민의 입장을 반영해 달라는 의미에서 이런 요청을 하게 됐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강남구의 독립주장에 서울시는 "기초 단체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며 "터무니 없이 비난만을 일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재정 자립도가 높은 강남구의 '특별자치구' 독립 주장은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보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1년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개발하면서 송도동과 연수구청 간 갈등 당시에도 이와같은 요청이 나왔다.
중앙정부 건의나 주민투표로까지 가진 않았으나 세금만 가져가고 혜택을 주지 않을 거면 송도동을 인천 연수구에서 따로 떼어 ‘특별자치구’로 지정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한국의 베벌리힐즈 ‘강남구’ “서울시에서 독립하겠다”
입력 2015-10-07 14:11 수정 2015-10-07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