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펌프 치료, 제2형 당뇨 완치 및 재발 방지에 큰 효과

입력 2015-10-07 13:27
건국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수봉 교수가 유럽당뇨병학회 2015 학술대회에 참가 각국 참가자들에게 최근 인슐린펌프 연구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국대병원 당뇨센터 제공

인슐린 펌프를 통한 치료가 제2형 당뇨병을 극복하는데 유용하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국대학교병원은 최수봉 교수팀이 지난 달 1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75회 유럽당뇨병학회에 참가, ‘제2형 당뇨병에서 이환기간에 관계없이 인슐린펌프 치료로 장기간 동안 완치된 환자에 대한 연구’란 제목으로 최근 연구결과를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고 7일 밝혔다.

최 교수팀은 최근 5개월간 외래 진료실을 방문하며 인슐린 펌프 치료를 받은 당뇨 환자 21명을 대상으로 인슐린 펌프가 어떤 원리로 지속적인 혈당 조절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규명했다. 이때 ‘완치’ 판정 기준은 ‘다른 어떤 의학적 치료도 배제한 채 당뇨 식이도 하지 않고 지내던 당뇨 환자가 인슐린 펌프 사용 후 공복혈당치 및 식후 혈당치가 6개월 이상 계속 정상범위를 유지하는 경우’로 삼았다.

조사대상자의 나이는 32세부터 57세까지 평균 49세, 당뇨 유병 기간은 평균 2년이었다. 이 중 10%는 약물요법도 해보지 않은 환자였고, 90%는 먹는 혈당강하제를 처방받아 사용하는 중이었다.

인슐린 펌프 치료를 시작할 때 이들 환자의 당화혈색소는 평균 7.3%였고, 하루 중 필요한 총인슐린양은 평균 48단위(unit)인 것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이들이 인슐린 펌프 사용 후 완치까지 걸린 시간은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108개월까지 평균 23개월에 그쳤고, 이후 혈당이 정상 범위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평균 36개월을 버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치료 효과는 인슐린 펌프 사용 전후의 당화혈색소치와 신체질량지수, 인슐린저항성 수치 등을 보면 더욱 확실하다.

즉 당화혈색소치(혈액 속 당분이 적혈구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어 있는 정도)는 인슐린 펌프 사용 전 평균 7.3(±1.9)%에서 사용 후 6.2(±0.5)%로 감소됐고, 신체질량지수도 사용 전 평균 25.7㎏/㎡에서 사용 후 평균 25.0㎏/㎡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인슐린저항성을 측정하는 마쯔다 지표는 사용 전 2.60점에서 사용 후 3.48점으로 증가했다. 이는 인슐린 펌프 사용으로 인해 당뇨 환자들의 인슐린저항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뜻이다.

한편 인슐린 펌프는 사용상의 편리함뿐만이 아니라, 인슐린주사요법에서 보이는 인슐린의 혈액 흡수율의 큰 차이를 없애기 위해 개발된 장치로, 미세한 주사침을 복부 피하지방에 꽂아 착용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1979년 서울대학병원에서 첫 임상시험이 있은 뒤로 1981년부터 ㈜수일개발 등이 인슐린 펌프를 직접 생산, 판매 중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