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펌프를 통한 치료가 제2형 당뇨병을 극복하는데 유용하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국대학교병원은 최수봉 교수팀이 지난 달 1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75회 유럽당뇨병학회에 참가, ‘제2형 당뇨병에서 이환기간에 관계없이 인슐린펌프 치료로 장기간 동안 완치된 환자에 대한 연구’란 제목으로 최근 연구결과를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고 7일 밝혔다.
최 교수팀은 최근 5개월간 외래 진료실을 방문하며 인슐린 펌프 치료를 받은 당뇨 환자 21명을 대상으로 인슐린 펌프가 어떤 원리로 지속적인 혈당 조절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규명했다. 이때 ‘완치’ 판정 기준은 ‘다른 어떤 의학적 치료도 배제한 채 당뇨 식이도 하지 않고 지내던 당뇨 환자가 인슐린 펌프 사용 후 공복혈당치 및 식후 혈당치가 6개월 이상 계속 정상범위를 유지하는 경우’로 삼았다.
조사대상자의 나이는 32세부터 57세까지 평균 49세, 당뇨 유병 기간은 평균 2년이었다. 이 중 10%는 약물요법도 해보지 않은 환자였고, 90%는 먹는 혈당강하제를 처방받아 사용하는 중이었다.
인슐린 펌프 치료를 시작할 때 이들 환자의 당화혈색소는 평균 7.3%였고, 하루 중 필요한 총인슐린양은 평균 48단위(unit)인 것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이들이 인슐린 펌프 사용 후 완치까지 걸린 시간은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108개월까지 평균 23개월에 그쳤고, 이후 혈당이 정상 범위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평균 36개월을 버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치료 효과는 인슐린 펌프 사용 전후의 당화혈색소치와 신체질량지수, 인슐린저항성 수치 등을 보면 더욱 확실하다.
즉 당화혈색소치(혈액 속 당분이 적혈구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어 있는 정도)는 인슐린 펌프 사용 전 평균 7.3(±1.9)%에서 사용 후 6.2(±0.5)%로 감소됐고, 신체질량지수도 사용 전 평균 25.7㎏/㎡에서 사용 후 평균 25.0㎏/㎡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인슐린저항성을 측정하는 마쯔다 지표는 사용 전 2.60점에서 사용 후 3.48점으로 증가했다. 이는 인슐린 펌프 사용으로 인해 당뇨 환자들의 인슐린저항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뜻이다.
한편 인슐린 펌프는 사용상의 편리함뿐만이 아니라, 인슐린주사요법에서 보이는 인슐린의 혈액 흡수율의 큰 차이를 없애기 위해 개발된 장치로, 미세한 주사침을 복부 피하지방에 꽂아 착용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1979년 서울대학병원에서 첫 임상시험이 있은 뒤로 1981년부터 ㈜수일개발 등이 인슐린 펌프를 직접 생산, 판매 중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인슐린펌프 치료, 제2형 당뇨 완치 및 재발 방지에 큰 효과
입력 2015-10-07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