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난민 급증 여파로 반이민 정서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 주도의 월요집회 참가자가 증가하고, 난민 반대 여론도 상승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페기다의 거점 도시인 드레스덴 월요집회에는 8000명이 모였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은 페기다 창설을 이끈 루츠 바흐만이 앞으로 예상되는 난민 수는 150만 명이나 200만 명에서 그칠 일이 아니며 이들을 독일사회에 통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자 크게 환호했다.
이 단체 지도부에선 빠졌으나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바흐만은 과거에 난민을 쓰레기에 비유하고 아돌프 히틀러의 콧수염을 단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혐의로 최근 기소됐다.
집회에는 역설적이게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나치 제복을 입힌 깃발도 등장했다. 또 난민들 가운데 수니파 극단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요원은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플래카드도 나타났다.
한편 독일 공영방송 ARD의 한 프로그램은 이슬람 복장을 한 메르켈 총리의 합성 사진을 내보내 비난을 샀다. ARD 측은 난민 위기 토론 도중 방송된 이 사진에 대해 풍자 의도에서 사진을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슬람 혐오주의를 부추기고 의도적으로 반 이슬람 정서를 자극하려 했다는 항의가 제작진에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이슬람 복장 메르켈 등장, 반이민 정서 확산
입력 2015-10-07 08:33 수정 2015-10-07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