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도 못 빌려 주겠네!”…신종 사기 수법에 네티즌 우려

입력 2015-10-07 07:51
사진=SBS 화면 캡처

남의 휴대전화로 문화상품권을 결제하고 취소하는 수법의 신종 범죄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익힌 단말기 초기화 방법이 범죄에 악용됐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7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잠시 빌리거나 주인 몰래 가져가 문화상품권을 결제하고 이를 취소하는 수법으로 1300만원을 가로챈 심모씨(22?여)가 경찰에 붙잡혔다.

심씨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의정부와 연천 일대에서 30여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러 컴퓨터 등 사용사기와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녀는 주로 노년층이 운영하는 작은 규모의 식당이나 옷가게, PC방 등에서 가게 주인이 한눈을 팔 때 휴대전화를 잠시 훔치거나 빌린다며 가져 간 뒤 한 번에 20~3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결제했다. 이후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환불받는 방식으로 현금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심씨는 특정버튼을 눌런 휴대전화를 초기화했다. 피해자들이 걸어놓았던 잠금 패턴도 초기화로 인해 금방 풀었다. 피해자들이 주로 노년층이다 보니 초기화 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결제 내역까지 지워버려 요금 명세서를 받고 나서야 피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심씨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두 달 간 근무하며 휴대전화 초기화 방법과 모바일 결제의 취약점을 익혀 범죄에 악용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런 신종 범죄 소식을 접한 수많은 네티즌들은 관계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익힌 기술이나 고객들의 개인 정보 등을 활용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해당 뉴스 아래에는 삽시간에 1000건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이 신종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을 걱정한 내용이었다. 한 네티즌은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하던 지인이 자신의 노트북에 고객들의 가입신청서와 주민등록증 사본을 스캔 해 놓은 것을 재산이라며 자랑했는데 소름 돋았다”고 적어 200건이 넘는 공감을 얻었다. 다른 네티즌도 “휴대전화를 초기화 하면 돈보다도 꼭 필요한 정보들이 다 지워져 문제”라며 걱정했다.

이 외에도 “이제 급할 때 휴대전화도 못 빌리겠다” “무서운 세상이다” “눈 뜨고 코 베어간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네” “일하기 싫은 20대의 사기 클래스는 다르다” “모르는 사람에게 호의가 독이다” “어르신들을 상대로 휴대전화 이용해 사기 치는 사람들 대부분 휴대전화 매장 직원들이다” 등의 반응도 줄을 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