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강국 日, 노벨상 릴레이 수상에 ‘의기양양’…연일 ‘호외’

입력 2015-10-07 02:16
‘노벨 물리학상 2연패’와 이틀 연속 노벨 과학상(5일 생리의학상·6일 물리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6일 일본 열도는 자국 과학계의 저변에 대한 자부심으로 한껏 달아올랐다.

가지타 다카아키(56) 도쿄(東京)대 교수가 올해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자 각 신문사는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 번화가에 ‘호외’를 뿌렸다. 전날 오무라 사토시(80) 기타사토대 특별영예교수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소식에 이은 이틀 연속 호외 발행이었다. NHK 등 방송사는 이 소식을 메인 뉴스 시간 톱뉴스로 전했고, 거리 시민들의 들뜬 반응을 소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5∼6일 연속으로 수상자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집단 자위권법 강행처리 이후 지지율이 떨어진 아베 총리로서는 국민들의 시선을 돌릴 국면전환용 ‘쾌재’로 안성맞춤 이었다.

가지타 교수가 연구에 종사했던 기후현 소재 관측 시설 ‘슈퍼 가미오칸데’에서 한솥밥을 먹어온 동료 약 20명은 함께 모여 대기하고 있다가 수상 소식을 확인하자 일제히 만세삼창을 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가지타의 연구 동료인 도쿄대 우주선(線) 연구소 나카하타 마사유키(56) 교수는 “연구 외골수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며 “나도 배울 점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가지타의 은사로, 13년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고시바 마사토시(89) 도쿄대 특별 영예교수는 발표가 나자마자 제자의 전화를 받고는 “축하한다. 잘 했다. 언젠가는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격려했다. 가지타 교수가 몸담고 있는 도쿄대학도 축제 분위기였다고 교도는 전했다.

도쿄대 대학원 이학계 연구소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는 미야후지 다이스케(23)씨는 “선생님의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지켜봤다”며 “주제 넘는 이야기이지만 그 뒤를 잇고 싶다”고 ‘사제(師弟) 3대 수상’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