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의학상 수상 중국 약품은 베트남전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

입력 2015-10-06 19:02
노벨의학상 수상자 투유유. 중국신문망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게 된 투유유(85)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의 항말라리아제 ‘아르테미시닌(칭하오쑤 靑蒿素)’은 당초 베트남 전쟁에 사용하기 위한 군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됐다고 중국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남방인물주간(南方人物周刊)에 따르면 투 교수가 근무하던 중국전통의학연구원은 1969년 당국으로부터 약초를 이용한 항말라리아제를 연구 개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는 미군의 중국 포위 전략에 대항하기 위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군사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암호명은 ‘523’이었다.

남방인물주간은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새로운 신약을 개발해 북베트남의 ‘미제 타격’을 돕는데 있었다”며 “1960년 대 당시 동남아 지역의 전장에 서식하는 말라리아 원충은 기존 약품에 이미 내성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38살이었던 투 교수는 이 프로젝트에 보조연구원 신분으로 참여했지만 연구팀장으로 고속승진하며 연구개발을 이끌었다.

당시는 ‘문화혁명’(1969∼1972년) 기간이어서 경험이 풍부했던 과학자 대부분이 우파로 몰려 숙청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1971년 항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의 ‘칭하오(靑蒿·개똥쑥) 추출물’을 발견해내기까지 191개의 약초 표본을 실험했다.

연구팀은 이후에도 계속 칭하오를 업그레이드해 ‘기적의 신약’을 만들어냈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10년간 연인원 10억명이 아르테미시닌을 투약받았고 수백만 명이 생명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