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수상해, 도망가!” 데이트 강간 피하는 꿀팁 주목

입력 2015-10-07 00:10

최근 급증 추세인 데이트 강간이 실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SNS에 소개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신촌 홍대 이태원 강남 등 번화가에 위치한 바에서 일한 경험이 다수 있다고 소개한 네티즌 A씨가 5일 오후 트위터에 올린 글이 6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로 퍼졌다. 8건에 걸쳐 작성된 트윗들은 각각 수백에서 수천 건에 이르는 리트윗을 기록했다.

A씨는 “바텐더로 일할 때 도수는 세지만 술맛은 안 나게 술을 타 달라는 남자들이 많았다”며 “이런 술을 ‘오나집(오빠 나 집에 안 갈래의 줄임말)’이라 부르며 만들어 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남성과 함께 바에 갔을 때 알아둬야 할 팁 몇 가지를 소개했다. A씨는 “바텐더가 카페에서나 볼법한 펌프식 시럽을 술에 넣으면 도망가라”며 “당도로 도수가 엄청 센 술의 맛을 감추기 위해 시럽을 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웨이터가 술을 가져다주는 형식의 바인데 갑자기 함께 간 남자가 직접 술을 들고 올 때도 주의하라”며 “보통 바텐더에게 돈을 따로 챙겨주고 몰래 술을 세게 탄 경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또 유명 자양강장제 ‘박○○’가 바에서는 흔히 데이트 강간 약물인 물뽕(GHB)의 은어로 쓰인다고 귀띔했다. 빈 병에 물뽕을 넣어 판매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메뉴에 그 이름이 있으면 무조건 자리를 뜨라고 그는 경고했다.

앞서 언급한 일들은 모두 유흥인구 밀집 지역의 바들에서 만연한 행태라는 게 그의 말이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괴담이 아니라 실제였다니 놀랍다” “여자로 살기 진짜 피곤한 나라다” “명백한 범죄인데 범죄라는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다”는 한탄이 이어졌다.

실제로 애인에게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성폭행을 당하는 데이트 강간 사례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0년 371명, 2011년 388명, 2012년 407명, 2013년 533명, 2014년 678명으로 5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피해자를 보호할 만한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비판이 많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