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주민등록증이 없어 병원도 못가고 사람 구실도 못했는데 구리시 무한돌봄과 관리사님들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게 돼 너무도 기쁩니다.”
주민등록증 없이 70 평생을 살아온 홀몸 할머니가 경기도 구리시로부터 주민증을 선물 받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구리시 무한돌봄과는 6일 수택2동 오모(70) 할머니에게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등록해 드렸다고 밝혔다.
오 할머니는 그동안 주민등록증이 없어 학교는 물론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했으며 공적인 서비스를 받은 적이 없었다.
시에 따르면 할머니는 7살 때 친모 사망 이후 아버지가 재혼해 계모와 생활해오다 계모의 괴롭힘으로 가출한 후 이제껏 파란만장한 생을 살아 왔다. 젊은 시절 한때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두 딸을 낳았으나 가정폭력으로 집을 나온 후 현재까지 혼자 생활해왔다.
현재 구리 인창동 무지개교회(윤남진 목사)의 보살핌으로 고시원에서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 처지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을 하려 했으나 주민등록이 없어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딱한 상황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무한돌봄과는 가족관계등록부 창설(본적 경기도 구리시)을 해주기로 하고 지난 2월부터 할머니와 주민센터·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7개월여 만에 가족관계등록 절차를 마치고 지난 5일 주민등록증을 발급해줬다.
오 할머니는 “주위의 도움으로 주민증을 얻어 이제는 떳떳하게 병원, 경로당에 갈 수 있게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무한돌봄과 관계자는 “앞으로 오 할머니가 그동안 힘들게 살아왔던 지난날을 잊고 남은 여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무한돌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리=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70년만에 주민등록증 받은 할머니 “이젠 새 인생을 살고싶다”
입력 2015-10-06 17:25 수정 2015-10-06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