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쾌한 장타쇼, 프레지던츠컵의 관전포인트

입력 2015-10-06 17:08

남자 프로골프의 묘미는 ‘인간계’를 넘어선 엄청난 장타를 지켜보는 데 있다. 일반 아마추어보다 길게는 100야드씩 더 나가는 장타력은 8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지구촌 골프전쟁’ 2015 프레지던츠컵에서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갤러리들은 티 박스 뒤가 아닌 그린 뒤 관람석에서 장타를 앞세운 선수들의 이글쇼를 느긋이 감상하는 편이 더 좋을 듯하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국가대항전인 만큼 일반 투어 대회와 달리 목청껏 응원전을 펼쳐도 좋다.

◇최대 볼거리는 장타쇼=이번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5위 장타자가 모두 출전한다. 미국팀의 더스틴 존슨이 317.7야드로 1위에 올라있고, 핑크색 드라이버를 쓰는 버바 왓슨(미국)이 315.2야드로 2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313.7야드로 3위, 애덤 스콧(호주)이 311.6야드로 4위다. 5위는 손목 부상으로 포기한 짐 퓨릭 대신 뽑힌 J.B. 홈스(미국)로 309.9야드다. 이들은 올해 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89.7야드를 훌쩍 뛰어넘는다.

전반적인 성적과 랭킹은 미국팀이 우세하지만 비거리만큼은 인터내셔널팀도 뒤지지 않는다. 미국팀 12명의 평균 비거리가 295.5야드인데 비해 인터내셔널팀은 297.1야드로 2야드 가량 더 길다. 국내 남자프로골프(KPGA)투어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74.3야드임을 감안하면 20야드 이상 더 나간다.

1~5위 선수 외에 미국팀의 지미 워커와 필 미켈슨, 인터내셔널팀의 스티븐 보디치(호주), 찰 슈웨첼(남아공),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도 300야드가 넘는 비거리를 자랑한다.

대회 코스인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14번홀은 이들의 장타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홀이다. 파4인 이 홀은 361야드와 326야드 거리의 티박스가 혼용된다. 그린 앞쪽에 워터 해저드가 있지만 장타자라면 원온이 가능하다. 이 홀에서는 이글을 잡아야 승산이 있다. 600야드 미만의 파5 4개(3, 7, 15, 18번) 홀에서도 이글을 노려야 한다.

◇갤러리 유의 사항=세계 최고 골퍼들의 경연장인 만큼 갤러리들도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갤러리의 안전을 위한 조치다. 대회 본부는 18종류의 반입 금지 품목 리스트를 공지했다. 등에 메는 백팩은 반입할 수 없다. 갤러리의 사진 촬영은 연습 라운드까지는 가능하지만 8일 본대회가 시작되면 전면 금지된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무음 상태로 들고 다녀야 한다. 벨 소리는 물론이고 진동 소리가 나도 퇴장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애완동물도 데리고 다닐 수 없다. 플라스틱·금속·유리컵 등 던지기 쉬운 물건도 가져갈 수 없다. 가족과 어린 관객을 최대한 배려한다는 취지에서 유모차 입장은 가능하다.

하지만 입장만 하면 일반 대회와 다른 해방감도 만끽할 수 있다. 바로 응원전이다. 일반 투어 대회는 선수들을 위해 정숙이 최고의 미덕이지만 프레지던츠컵에서는 좋아하는 선수나 국가를 위해 단체 응원이 가능하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간의 국가대항전이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팀 최경주 수석 부단장은 “골프 국가대항전에는 홈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문화가 있다”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갤러리들이 목청껏 응원해 줘야 인터내셔널팀의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