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 아들, 부통령에 출마한다

입력 2015-10-06 15:24
왼쪽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이미, 이멜다. AFP

필리핀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 부통령에 도전한다.

현재 상원의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57)는 내년 5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현지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필리핀 국민들에게는 ‘봉봉(Bongbong)’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마르코스 주니어는 “정치 운명을 국민의 손에 맡기기로 했다”며 “지난 26년간 (공무원 등으로 일하며) 국민을 위해 봉사해왔는데 부통령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로 2010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마르코스 주니어는 대통령 선거 출마도 함께 고민하다가 부통령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

국민 사이에 마르코스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일부 남아있지만,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정도의 지지세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21년간 장기 집권하다가 86년 2월 독재와 인권 탄압, 부정선거에 반발한 민중봉기로 퇴진하고 하와이로 망명했다 89년 숨졌다.

75년부터 86년까지 마닐라 시장을 역임한 그의 부인 이멜다(86)는 남편이 숨진 뒤 91년 가족을 이끌고 귀국해 2010년과 2013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부부의 딸인 이미는 일로코스 노르테 주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