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가수(이승환)의 늙은 빠순이 일기’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과 사진 등이 게시됐다. 게시물을 올린 글쓴이는 17살이었던 16년 전부터 빠순이었다고 적어, 서른 중반으로 추정된다. 또 결혼하고 싶었다는 문구를 통해 여성임을 짐작케 했다.
그녀는 “가수의 나이만큼 빠순이도 나이를 먹는다”며 “공연을 가면 자신은 어린 축에 속한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승환 공연의 예매자 분석 정보를 담은 그래프를 함께 게재했다. 그래프에는 2~30%를 넘나들던 30대 연령 분포가 50%를 넘더니 이내 40대 분포도 1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 글쓴이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가수 이승환이 홍대 클럽에서 자주 공연을 한다고 설명한 글쓴이는 아줌마들이 20대 젊은이들이 가득 찬 홍대에 ‘뻘쭘’하게 줄을 서야 했다고 적었다. 이들은 주로 자녀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공연 전 초콜릿이 아닌 약밥을 함께 나눠 먹는다고 써 네티즌들을 폭소케 했다.
말미에는 지난달 21일 열린 빠데이 공연 영상을 감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20만원이라는 거액의 티켓이 비싸진 않지만 직장과 육아로 갈 수 없다”고 하소연한 글쓴이는 “공연 풀 버전 영상 공개를 위해 현재 인터넷에 올라온 일부 영상의 조회수 100만뷰 돌파를 달성해야 한다”며 해당 영상의 URL을 공유했다.
이 게시물은 삽시간에 2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수 백 건의 댓글도 달렸다. 대부분은 아줌마 팬들의 모습이 훈훈하다는 반응과 함께 동참의사를 밝힌 내용이었다. “빠들 맘은 빠들이 안다. 이모님들이라 홍보하기 어려울텐데 동참 한다” “멋진 음악과 멋진 팬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이승환 노래 감상 한다” “약밥에 빵 터졌다” “정성어린 영업 글이 애잔하다”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글쓴이가 게시물에 링크한 영상은 11시 현재 2000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 1500건에 불과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실시간으로 급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이승환은 지난달 19일 서울 광장동 악스 코리아에서 ‘빠데이-26’이라는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6시간 21분에 걸쳐 진행된 이 공연에는 이승환 혼자 66곡에 달하는 노래를 불러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공연에 가지 못한 수많은 팬들이 공연 영상 풀버전을 유료로 공개해 달라는 요청했다. 팬들의 요구에 이승환은 자신의 SNS를 통해 “네이버뮤직을 통해 공개되는 ‘빠데이’ 관련 영상 클립들이 총 100만 뷰를 넘으면 풀 버전을 한시적으로 무료 공개한다고 밝혀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