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잘 나가는 남자배우를 꼽으라면 이견이 많지 않을 듯합니다. 단연 돋보이는 이가 있죠. 영화 ‘베테랑’과 ‘사도’를 연속으로 터뜨렸습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도 가장 ‘핫’한 스타였고요. 유아인(본명 엄홍식·29)이 그 주인공입니다.
브라운관까지 접수할 태세입니다. 유아인이 태종 이방원으로 분한 SBS ‘육룡이 나르샤’는 5일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무려 12.3%(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집계됐죠. 경쟁작인 MBC ‘화려한 유혹’은 8.5%, KBS 2TV ‘발칙하게 고고’는 2.2%였습니다. 또 심상찮은 흥행 기운이 느껴지는군요.
좋은 일은 겹치는 모양입니다. 유아인은 6일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생일 전날 밤 인스타그램에 ‘해피 버스데이(Happy Birthday)’라는 문구와 작은 케이크가 담긴 접시를 찍은 사진을 올려 자축하기도 했는데요. 이 글은 수십만 건의 좋아요를 기록했습니다. 팬들의 축하 메시지는 셀 수 없이 이어지고 있고요.
유아인 인스타는 생일 당일 새벽에 또 한 번 업로드 됐습니다. 텍스트로 가득 채워진 이미지였어요. 심보선 시인의 ‘청춘’이라는 시 전문이 적혔습니다. 눈길을 끄는 글귀 몇 소절을 옮겨볼까요.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매일 밤 치욕을 우유처럼 벌컥벌컥 들이켜고 잠들면 꿈의 키가 쑥쑥 자랐을 때’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이라는, 일생에 단 한번뿐인 청춘이라는’
평소 좋아하던 시인데 다른 느낌으로 읽힙니다. 왠지 늘 청춘일 것만 같은 유아인에게 참 잘 어울립니다. 스스로도 본인을 “청춘스타”라고 지칭하는 그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네요. 왠지 불안한 것도 두려운 것도 많은, 어느 젊은 날의 단상 같은 것들 말입니다.
팬들은 “멋진 감성이다” “서른의 시작도 유아인스럽게 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일부에서는 “요즘 마음이 좀 뒤숭숭한 모양”이라는 걱정 어린 반응도 보이더군요. 갑작스럽게 ‘대세’로 등극한 건 물론 자신에게 온갖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 얼떨떨할 법도 합니다.
주변에서 폭풍이 몰아쳐도 무던히 제 길을 걸어갈 유아인을 응원합니다. 일생에 단 한번뿐인 청춘이니까요.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일생에 단 한번뿐인 청춘’ 유아인의 왠지 특별한 서른 생일
입력 2015-10-06 10:03 수정 2015-10-06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