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등 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진행해 온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
AF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4일(현지시간)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고 있는 TPP 장관회의에 참석한 참가국 대표들이 당초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다음날 오전으로 일정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복수의 협상 대표들은 대부분의 이견이 해소됐으며, 협정문안을 점검하고 세부 사항을 완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틀 일정이었던 TPP장관 회의는 예정보다 나흘을 연장하며 진행되고 있다.
협상은 미국과 호주간 의약품 특허 보호기간을 둘러싼 이견이 ‘사실상 8년’으로 합의되면서 최대 고비를 넘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호주 외에도 의약품 특허 보호기간으로 5년을 요구했던 나라들이 ‘사실상 8년’, 즉 협정상으로는 5년으로 정하되 각국의 제도를 통해 사실상 8년까지 의약품 특허가 보호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현안은 낙농품 개방 문제로 특히 뉴질랜드가 미국·캐나다 등에 자국 최대 수출품인 낙농품에 대한 시장 개방 폭을 넓힐 것을 요구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PP가 타결되면 세계 경제의 5분의 2를 포괄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TPP를 ‘아시아 중시정책(Pivot to Asia)’의 주요 수단으로 천명해 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주요한 정치적 승리가 된다.
하지만 WSJ는 협상이 최종 타결되더라도 미 의회 통과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하고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의원들은 찬성하는 구도지만, 2016년 대선전이 갈수록 격화될 것을 감안할 때 의회 통과에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PP 협상에서 농산물에 관한 합의 내용이 밝혀졌다고 5일 보도했다. 일본이 5대 중요 품목으로 지정했던 쌀의 경우 우선 미국산 5만t, 호주 6000t으로 무관세 수입물량을 설정한 뒤 13년차부터 각각 7만t, 8400t으로 확대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쇠고기 관세율도 현행 38.5%에서 TPP협정 발효 즉시 27.5%로 낮추고 16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 최종적으로 9%까지 내리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수입량이 급증할 경우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가 포함됐지만 16년차 이후 4년간 발동이 없으면 폐지한다. 세이프가드의 폐지는 미국이 요구하는 사항이었다. 미국도 일본산 쇠고기와 쌀, 과일 등에 대한 관세를 향후 철폐해 일본이 역점을 두고 있는 브랜드 농산물의 미국 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미 주도 TPP 협상 타결 임박…마지막 현안, 낙농품 개방 문제 진통
입력 2015-10-05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