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69) 농협중앙회 회장의 최측근인 경북 안강농협 전 이사 손모(63)씨가 농협 협력업체로부터 사업 청탁 대가로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손씨는 농협 안팎에서 최 회장의 ‘집사’ ‘금고지기’로 불릴 만큼 최 전 회장과 가까운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손씨를 물류업체 A사로부터 청탁과 함께 2억 1311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손씨는 최 회장과의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A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씨는 최 회장과 초·중학교 동문이며, 최 회장이 2002년 7월 경북도의회 의장으로 재직할 때 운전기사로 근무했다. 최 회장의 부인 손모씨와 식당을 동업하는 등 가족과도 가깝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2008년 11월 중견물류업체 A사 김모 대표로부터 “농협 하나로마트 평택물류센터의 물류대행 업무를 계속 맡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A사는 기흥물류센터 물류 업무를 전담해왔는데 물류센터가 평택으로 이전된 후에도 농협과 계속 거래를 하기 위해 손씨에게 줄을 댄 것이다.
손씨는 이를 승낙하는 대가로 1억원 상당 연봉을 받기로 김씨와 합의했다. 2008년 12월 김씨 소유 회사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후 월 661만~712만원 정도 급여를 받았다. 손씨가 2009년 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받은 급여와 법인카드 사용액은 모두 2억1311만원이었다.
김씨는 2009년 4월 평택물류센터 개장 이후에도 계속 대행 계약을 맡았지만 적자가 나자 다시 손씨에게 “물류비가 개선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손씨는 김씨에게 하나로마트의 고위 관계자를 소개시켜줬다. 이후 A사의 물류비 단가는 2010년 1월 기준 146원에서 165원으로 13% 증액됐다.
검찰은 손씨가 이권에 개입한 농협 협력업체가 더 있다고 보고 지난달 인쇄업체 S사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농협에서 650억원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신상수(58) 리솜리조트 회장을 구속기소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최원병 회장 측근, 농협 협력업체에서 2억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입력 2015-10-05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