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5강 경쟁한 KIA·롯데, 완전히 다른 평가 왜?

입력 2015-10-05 16:18
사진=KIA 타이거즈

정규리그 막판까지 피 말리는 5강 전쟁을 펼쳤던 KIA와 롯데에 대해 완전히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다. KIA는 내일이 기대되고 있는 반면 롯데는 팀 리빌딩과 성적 모두 놓쳤다는 비판이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키스톤 콤비(유격수·2루수) 김선빈과 안치홍이 동반 입대했고, 확실한 1번 타자 이대형이 kt로 이적했다. 안방을 지켰던 김상훈과 차일목도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에 KIA는 올 시즌 목표를 ‘리빌딩’으로 잡고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KIA 타자 중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브렛 필과 이범호 두 명 뿐이었다. 마운드에서도 15명이 선발로 등판했다. 결국 KIA는 성공적인 리빌딩과 함께 좋은 성적까지 남겼다. 외야에선 박찬호와 김호령, 오준혁 등이 급성장했다. 포수 자리에는 백용환과 이홍구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선발로는 임준혁이 크게 성장했다. KIA 관계자는 “사실 5위 싸움을 펼친 것 만해도 만족스럽다”면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내년에는 좀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는 시즌 막판 자멸했다. 마지막 10경기에서 1승 9패를 거두며 5강 싸움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라는 최고의 원투펀치를 가동했다. 올 시즌 3할 타자가 무려 5명이나 됐고,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4명이나 됐다. 그런데 가을야구 티켓을 따 내는데 실패했다.

롯데는 지난해 말 CCTV 사찰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특유의 ‘팀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지배하면서 조직력이 망가졌다. 지난달 30일 KIA에 1대 13으로 대패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을 때 간판타자인 강민호가 여유롭게 웃으며 농담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힌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선수들은 한창 순위 싸움이 치열한 지난 6월 구단과 승리수당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종운 감독의 거취 문제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마침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는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이달 중 방한할 예정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