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조원 블루오션을 잡아라” 정부, 원전 해체시장 개척위해 6천억원 투입

입력 2015-10-05 16:06

정부가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해외 원전 해체시장 개척을 위해 2030년까지 6천100억원을 투입해 핵심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는 5일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원전 해체산업 육성 정책 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기한이 도래한 원전이 588기로 원전 해체 시장 규모가 4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 특히 일부 선진국의 경우 원전 해체 전문기업이 활동하고 있고 어느 정도 기술도 축적돼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기업이 전무하고, 기술 수준도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기술 개발에 전념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국내에서 최초로 영구정지(폐로) 결정이 내려진 고리 원전 1호기를 해체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2021년까지 1천500억원을 들여 핵심 기반기술 17개를, 산업부는 700억원을 들여 실용화 기술 17개를 개발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또 1천500억원을 들여 원자력시설 해체종합연구센터를 구축하고, 산업부는 500억원을 들여 제염로봇(원자로 내·외부 방사능 오염물질 제거 로봇) 등 특수장비를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정규교육과 기존 인력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원전 해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또 원전 해체 시장 육성을 위해 고리 1호기 해체 과정에 다양한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원전 해체 관련 산업집적화단지 조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19년까지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에 땅을 얕게 파서 방벽시설을 만들고 폐기물을 넣는 '천층처분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원전 해체 산업 육성을 위해 이처럼 2030년까지 총 6천100억원을 투입하고, 국무조정실에 '원자력발전산업 정책 협의체'를 구성해 주요 과제를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사용후핵연료 저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리 기본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가동원전은 총 24기로, 매년 약 750톤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원전 내 저장시설 용량의 72.3%를 사용하고 있어 조만간 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본계획에는 원전 내 저장시설을 확충하고, 영구처분 시설을 확보하는 방안, 그리고 사용후핵연료를 저장·운반·처분하는 과정에서 독성이나 부피를 줄이는 방안을 담긴다.

또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한 부지 선정과 보상, 그리고 재원 확보 방안 등을 담고 있는 특별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밖에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실증 추진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기로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